하세종 (뉴욕주 미한국전참전용사총협 수석부회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동족 살상의 6.25 비극으로 휴전 70주년을 맞이한 오늘날, 아직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북핵 위협을 해결 못하는 현실에 비통함을 금치 못한다. 6.25 당시 조국과 국민을 수호하기 위해 젊은 생명을 바친 대한민국 15만 장병과 행방불명을 포함 포로로 희생된 수만 명, 이국만리 한국에서 희생된 16개국 UN군의 희생에 심심한 애도와 감사를 가슴 깊이 새기는 바다. 미국방부 기록에 의하면 1950년 6월27일부터 1953년 7월27일 휴전일까지 17

홍병문 (서울경제 여론독자부장) “40여 년 전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1984년에 개봉됐던 영화 터미네이터를 최근 주문형비디오(VOD)로 봤다던 20대 젊은 후배가 한 말이다. 영화 터미네이터 1편이 개봉한 지 벌써 40여 년이라니. 후배의 말을 듣고 추억을 소환하기 위해 다시 영화를 보고 나니 역시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했던 미래 세계의 살인 병기 인공지능(AI) 로봇 T-800의 모습을 흉내 내며 그의 유명한 대사 “아일 비 백(I’ll be back)”을 따라했던 친구들

[전문가 에세이] 용기있는 환자

천양곡 (정신과 전문의) 사물을 겁내지 않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 용기라고 사전에 적혀있다. 겁내지 않는다고 다 용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두려움을 알면서도 이에 맞설 수 있는 힘, 실패했어도 무언가를 해보았다는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힘 또한 진정한 용기다. 이게 오만과 다른 점이다. 세상에 알려진 용기있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다.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은 더 많다. 타인의 손에 이끌리지 않고 스스로 정신과의사의 진찰실을 찾는 환자도 용기있는 사람 중의 하나다. 용기있는 사람들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자기주장만 고집하지 않

항상 정론을 펼치는 언론으로 미주 한인사회와 함께 해 온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오늘로 창간 54주년을 맞았다. 한인 이민사회가 아직 여명의 시기였던 1969년 6월9일, LA에서 한인들을 위한 언로를 싹틔우며 출발한 미주 한국일보는 반세기를 훌쩍 넘어 지난 54년 간 늘 깨어있고, 늘 앞서가는 언론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왔다.   오늘 맞이하는 창간기념일은 올해가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뜻 깊다. 1903년 1월13일 미국 상선 갤릭호를 타고 하와이에 발을 내디딘 102명의 첫 한인 이민 선조들을 뿌리

[발언대] 명문 가문을 세우고 싶다면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헤스는 워싱턴포스트의 의뢰를 받아서 247년의 미국역사에서 최고의 10대 ‘정치 명문가’를 선정했다. 1위는 대통령 1명, 상원의원 3명, 하원의원 4명, 각료 1명을 배출한 케네디 가문 2위는 26대 시어도어 루즈벨트, 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그리고 부통령 1명, 주지사 2명을 배출한 루즈벨트 가문 3위는 부통령 1명, 주지사 3명, 상원 2명, 하원 2명을 배출한 라커펠러 가문 4위는 할아버지 윌리엄 해리슨과 손자 벤자민 해리슨을 배출한 해리슨 가문 5위는

[데스크의 창] “극장 영화가 되살아났다”

하은선 (LA미주본사 편집위원) 극장 영화가 되살아났다. 칸 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소감이다. 지난달 영화제 개최 직전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는 팬데믹을 딛고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영화제 출품작들 중 1,000명에게 탈락통보를 보내야 했다는 그는 영화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극장 영화들이 되돌아왔다고 역설했다. 이에 더해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극장을 외면하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누리면서 극장 영화

[정숙희의 시선] 센트럴파크의 대반전 스토리

정숙희 (LA미주본사 논설실장) 2020년 5월25일, 미국에서 흑백 인종문제가 첨예하게 부딪친 두 개의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다. 하나는 미네소타주에서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을 쉴 수 없다”고 애원하다가 숨진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새를 관찰하던 흑인남성과 개를 산책시키던 백인여성 사이에 일어난 짧은 소동이 그것이다.  메모리얼 데이에 일어난 두 사건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 다들 불안한 심정으로 갇혀있던 시기에 터져 나와 전국적인 뉴스가 됐었다. 그리고 두 사건 모두 스마트

[캐서린 램펠 칼럼] 부채한도 합의와 의회의 광대놀음

캐서린 램펠(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지난 토요일 밤, 백악관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캘리포니아)은 부채한도 상향 협상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양측이 타결한 협상안의 윤곽을 발표했다.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2025년까지 2년간 올려주는 대신 정부 부채를 줄인다는 바이든과 매카시 사이의 잠정적 합의에 따라 최소한 차기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디폴트 위협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잠정 합의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방비와 재향군인 관련 지출을 확대하고, 소셜 시큐리티

[뉴스의 현장] 인생도 돌고 바닷물도 돌고

남상욱 (LA미주본사 경제부 차장)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고 / 꽃이 피고 새가 날고 움직이고 바빠지고 / (중략) / 다시 돌고, 돌고, 돌고, 춤을 추듯 돌고, 노래하며…”  1988년 한국에서 히트한 ‘들국화’의 멤버였던 전인권의 ‘돌고, 돌고, 돌고’ 중 일부 노랫말이다. 해와 달이 뜨고 지듯이 사람들도 만났다가 헤어지는 우리의 삶이 돌고 도는 것이라는 내용의 노래다. 요즘 들어 부쩍 듣고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40년 가까이 지난 이 노래를 다시 소환하게 된 것은 최근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일본

최선호 보험전문인 우리말에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라는 말이 있다. 경각(頃刻)이란 아주 짧은 시간을 뜻한다. 따라서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어떤 사람이 곧 몇 분안에 죽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라는 뜻이다. 개화되기 이전 한국에서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경우에는 아마도 동네 가장 가까운 의원을 부르러 가거나 혹은 환자를 들쳐 업고 의원에게 달려 갔을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경우에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구급차를 타고 병원의 응급실로 가야 할 것이다. 의료 시스템에서

벌레박사 썬박 미국 생활을 하면서 한국에서는 거의 못 듣던 벌레인데, 자주 듣게 되는 벌레가 아마 "터마이트(Termite)" 일 것이다. 이름도 영화 이름처럼 "터미네이터"와 혼동되나 집을 갉아먹는 모습을 보면 영화" 터미네이터"주인공처럼 공격적으로 집을 무너트릴 기세이다. 페스트 컨트롤 회사들도 이맘때가 되면 긴장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제 얼마 있으면 터마이트 스워밍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터마이트 스워밍 시즌이 되면 짝지기를 위해 터마이트가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면 터마이트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들의 전화를 수

'저승꽃' -최영철   세상이 행한 모든 검사 필하였다는 품질보증서 혹독했으나 견딜 만은 했지 더 이상 살펴볼 것도 없다며 하늘에서 내린 인증마크 여기 살다 다른 세상 갔을 때 자랑스레 꺼내 보일 입국허가서 천지사방 쏘다녀도 좋은 특수여권 오늘 보니 저 어르신 별 하나 더 달아 큰별 모두 일곱 개 그 아래 총총 떠오른 잔별 수두룩 검색대 무사통과하며 빙긋이 웃으시네 거기 가면 별이 많아야 1등   ------------------------------------- 꽃이라도 환영받지 못하던 꽃, 이승에 핀

[조윤성의 하프타임] '석회화'된 정치

조윤성(LA미주본사 논설위원)   최근 한국의 한 방송국 시사프로그램에서 정치적 성향이 완전 반대인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연인이나 부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첫 번째 질문에는 약 54% 정도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두 번째 질문에는 36% 가량이 그렇다고 밝혔다. 정치적 양극화가 사회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는 취지의 조사였다. 정치적 생각이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다. 하지만 설문 결과가 정치로 인해 무수한 관계들이

[뉴스칼럼] '영혼을 위한 햇살'

  “꽃밭 하나를 갖고 싶다./ 힘이 자꾸 빠지는 흐린 봄날에는/ 작은 꽃밭 하나만이라도/ 갖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 … 물을 뿌리고 희망을 키우는/ 절망하지 않는 작은 꽃밭 하나를/ 흐린 봄날에는 갖고 싶다” 삶이 힘에 부치는 날이면 시인은 꽃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꽃밭 하나를 장만해 물을 뿌리고 꽃을 키우면서 희망도 함께 키우고 싶은 마음이다.  우울한 날이면 이해인 시인은 장미를 보고 싶어 했다. 그의 시 ‘장미를 생각하며’는 이렇게 시작된다.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최형무(변호사) 계절이 올 때마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기념하고 생각나는 일들이 있다. 우리들의 삶, 특히 전쟁이나 국가의 존망과 같은 역사의 격변기에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 아래 일어나는 크고 작은 풍랑들이 개인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6월은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싱그럽고 열정적인 계절이고, 특히 결혼식이 많이 치러지는 달이다. 6월이 로마신화에서 결혼의 여신인 주노(그리스 신화에서 헤라)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에 6월에 결혼하면 운이 따라 잘 살게 된다는 것이다. 나도 6월 화창한 날에 아내

나정길(수필가) 34년전 한국은 그렇고 그런 나라였다. 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미국에 이민 왔다. 두 차례 일이 있어 잠깐 한국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처남, 처제 부부와 우리 부부가 함께 승합차를 대여해 15일 일정으로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와 서울의 변한 모습을 보기로 했다. 서울이나 지방도시 시골까지 고층 아파트 숲을 이루었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책일지 몰라도 재난이라도 닥치면 어쩔까 염려가 앞섰다. “땅이 좁아 하늘로 솟았나/땅 값이 비싸 공짜인 공중으로 올랐나// 콩크리트 벽에 갇히어/이웃간의 정은 멀어지고/

한태일(목사) 얼마 전에 이런 글을 읽었다. “늙으신 아버지를 귀찮아하던 한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모든 걸 잊어버리셨죠. 항상 똑같은 말만 반복하셨습니다. 어느 날 아들은 병원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옆에 계신 아버지가 나무 위 새를 보시더니 갑자기 물으셨습니다. “저게 무슨 새니?“ 아들은 힐끗 보고는 대답했습니다. “아버지, 저건 참새예요” 조금 있다가 아버지는 또 물으셨습니다. “저게 무슨 새니?“ 아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씀드렸잖아요, 참새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조금 지나 아버지는 계속

[에세이] 캐슈 나무 씨앗을 기다리며

송윤정(금융전문가) “먹어. 네가 먹어온 식사 중에 폭력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있는 거 같아?” 방금 함께 사냥해 온 사슴과 토끼를 요리한 것을 내밀며 엄마가 딸에게 말한다. “계란?” 눈물을 글썽이며 십 대의 딸이 반문하자, 엄마는 사육되는 닭들의 비참한 현실을 얘기하고, “치즈?”라고 다시 반문하는 딸에게 “온종일 젖을 짜내는 폭력을 감당하는 사육되는 소의 현실”을 일깨운다. “캐슈?” 반항기 가득한 딸이 또다시 반문하자, 살인 전문가로 살아온 엄마도 지지 않고 말한다. “캐슈가 얼마나 피 묻은 산물인지 알아?”  넷플릭스를

임기정

임기정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땡볕을 견딘 해바라기 씨앗에서 몇 개 모으고, 초저녁 내 은빛 머리에 닿아  부서지던 별빛에서 몇 개 주어서 책갈피에 꽂아 두었던 낭만들.     친구 잃고 몇 개 꺼내 쓰고, 궂은 비 내리는 날 몇 개 꺼냈더니 어느 새 홀쭉 해진 내 낭만의 책갈피.     더위가 사방을 막고 횡포를 부려도,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  길 잃은 낭만들이 또 있겠지요? 더 모아서 당신이 어려울 때도  몇 개 보낼게요.      *글쓴이 노트 더위가 만발한 날. 겨울에 찍은 눈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산 넘어 산바다 건너 바다 마음 뒤의 마음 그리고 완전한 마음속의 꿈 속의 어떤 사람    상상속에 있는 것은  언제나 멀어서 아름답지--   그러나 내가  오늘도 가까이  안아야 할 행복은    앞의 산 바로 앞의 바다 바로 앞의 그사람   놓치지 말자. 보내지 말자.       (시 ,이해인 )   이해인 시인 시는  몇 번 소개한 시이다. 하도 마음에 든 시라  머리 맡에 두고 읽는다. ‘사랑은 기다림이 맞아 주는 마음’이란 말은  우린 그 따뜻한 마

    디캡 한인 노인 실종

    86세 송 금씨 7일 디캡서  실종   디캡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이 실종되어 경
    사건/사고 2023-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