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추억의 아름다운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2-02 10:57:50

추억의 아름다운 시,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해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서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는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민들레 제비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김을 매는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여 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갔느냐 우습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음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시인 이상화

일제 강점기 저항시인 이상화(1901~1943)는 대구 출생으로, 《백조》 동인으로 데뷔하여 〈나의 침실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을 통해 민족의 한과 저항 정신을 노래했습니다. 항일 문학 활동과 독립운동을 펼치다 42세에 작고했으며,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민족시인입니다.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이다

이용희 목사 “행복이 깃들리라. 홀로 있으면서도 오늘을 내 것이라고 노래하는 사람아. 내일은 최악일지라도 그것이 대체 무엇이냐. 오늘 나는 충실한 사람을 누렸도다. 평화로운 마음으

[법률칼럼] “월요일에 내면 되겠지”… 이민 서류, 하루 차이가 자격을 가른다

케빈 김 법무사 이민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마지막 날이 주말이나 공휴일일 때가 있다. 이때 “관공서가 쉬니 월요일에 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판단이

[행복한 아침] 익숙해짐의 양면성

김 정자(시인 수필가)    운전이 필수인 현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출근길이면 커피를 들고 차에 오른다. 시동을 건 다음 Seat Belt 장착을 하고 rearview mirro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6)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6)

SSI 수급자의 소득 불일치 경보(Earnings Alerts)와 10억 달러 과오 납금의 진실국세청(IRS) 자료 연계 시스템의 허점과 수급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월별 소득 보고

[신앙칼럼] 겸손과 사랑(Humility and Love, 요한복음John 14:2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명시감상] 비로봉(毘盧峰) — 윤동주“만상을 굽어보기란-/ 무릎이 오들오들 떨린다./ 백화(白花) 어려서 늙었다./ 새가 나비가 된다.

[수필] 스와니 벼룩시장에서 돌아본 애틀랜타 한인회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새벽마다 스와니 시청 앞 광장에는 정겨운 장터가 열린다. 소박하고 허름한 나무 상자 위에는 갓 수확한 햇고구마와 무, 배추, 제철 과일들이 무심한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과 HOA,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과 HOA,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미국의 단독주택 단지(Subdivision)에 살다 보면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약자가 있다. 바로 **HOA(Homeowners Association)**이다.

[내 마음의 시] 소식 없이 온 가을
[내 마음의 시] 소식 없이 온 가을

헬렌김 그렇게 뜨거웠던 어제도아무런 작별 인사 없었는데,오늘은소식없이 가을입니다. 공원에는 다람쥐가 분주하고한 여름 푸르렀던 나무들은파스텔을 거두어하나 둘 황금빚 옷을 준비합니다 

[애틀랜타 칼럼] 체면을 살려 주어라

이용희 목사 대개 윗사람들은 아랫사람을 대할 때 하인 다루듯이 명령하기도 하고 책망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그런 식으로 사람을 대할 때. 그 자신의 인격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법률칼럼] 취업비자 10만 달러의 벽… 이제는 회사의 해고 기록까지 본다

케빈 김 법무사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는 유학생에게 채용 제안은 새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지금은 취업의 기쁨에 앞서 비자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따져야 한다.지난 9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