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실리콘밸리에서 배우는 저출산 해법

정혜진(서울경제 실리콘밸리 특파원) 윤석열 정부가 조만간 파격적인 저출생(저출산) 대책을 예고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현재 거론되는 내용으로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최소화를 비롯해 출산 가구에 대한 세액공제 등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생 관련 대책을 예고하는 기사들을 살펴봤다. 기사 댓글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여론은 ‘주69시간 일하게 하는 나라에서 누가 자식을 낳아 기를 것인가’ 하는 내용이다.  최근 국민적 반대 여론에 정부가 급

[뉴스의 현장] 주69 시간제 유감

남상욱(LA미주본사 경제부 차장)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너덜트’에 올라온 영상 ‘야근, 야근, 야근, 야근, 야근, 병원, 기절’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화제다. 5분29초 분량의 이 영상은 최근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주69시간제’ 개편안이 도입된 것을 가정해 한 중소기업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영상에는 업주와 대리, 신입사원 등 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업주는 “일이 많을 때는 바짝 일하고, 일이 없을 때는 쉴 수 있는 아주 탄력적이고도 유연한 주 69시간 근로제”라고 말하면서 시행에

[폴 크루그먼 칼럼] 은행규제에 관한 잘못된 믿음

폴 크루그먼(뉴욕시립대 교수)   지난 주말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두 개의 중형 은행을 구제하는데 몰두했다. 바로 실리콘 밸리 뱅크(SVB)와 시그니처 뱅크다.  정부가 그들에게 구제금융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부인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SVB 주주들은 주식을 잃었다. 현재 법으로 정해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 한도액은 1인당 25만 달러이다. 따라서 모든 예금주들의 손실을 전액 보전해 주기로 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은 대형 예금주에 대한 대단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애틀랜타에서 만나 함께 단체활동을 하면서 정이 들었든 사람들 중에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다. 그 중 원로 선배인 장병건 박사님은 한인사회를 위해 수고를 하시며 북한 의료선교 활동도 열심히 하고 우리 아들 결혼식 때 축배사를 해주셨으며 이광명 선배는 초창기 한인회 이사장을 역임할 때 크나큰 역할을 하고 후배들을 도우며 단점보다 장점을 중시하며 화합을 위해 힘쓰셨는데 만나면 항상 반갑게 소주잔을 권하던 호탕한 분이다. 그리고 박성용 목사님과 지형석 목사님은 각박한 이민생활 중 고통받는 동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메디케어에서의 안과 혜택

최선호 보험전문인     우리말에 ‘욕심에 눈먼 자(들)’이라는 표현이 있다. 무슨 일에 욕심을 너무 내면 사리분별하는 능력을 잃어 버려 마치 눈이 멀어 버린 장님과 같다는 뜻이 되겠다. 실제로 신체적으로 눈이 멀어 앞을 못 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면 멀쩡한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새삼 알게 된다. 눈이 신체 부위 중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위인지를 깊이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눈이 아프다고 해서 목숨이 위태로울 일은 거의 없겠지만, 눈에 문제가 생겨서 실명을 할 위험이 있기 때문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유연성을 상실한 미국의 외교정책

파리드 자카리아(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CNN  'GPS' 호스트)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지역에 중국, 러시아와 이란에 의해 채워질 외교적 공백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중국의 중재로 이루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회복 시도는 이 지역에서 바이든의 선언과 정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란과 사우디아리비아의 관계복원은 그 자체만으로는 지각변동에 해당하는 대형 이벤트가 아니다. 양국 관계는 고작 7년 전에 단절됐다. 그러나 지난주에 발생한 사태

[에세이] 육류는 가라! 콩이 온다!

송윤정(금융전문가) “콩 한 컵을 물에 열두시간 정도 불려요. 그 다음, 불린 콩을 믹서에 간 후, 간 콩을 삼베 주머니에 넣어 물을 부어 가며 콩물을 짜요. 빼낸 콩물은 불린 콩의 세배 정도여야 해요. 이 콩물로 두부를 만들 거고, 남은 건더기는 비지로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 목살을 넣어 비지찌개 만들어요. 콩물은 약한 불에서 20분 정도 저어가며 끓인 후에 불을 끄고 간수를 조금씩 천천히 넣으며 저어 콩물이 뭉치면 베보자기를 깐 두부틀에 부어 눌러주면 두부 완성이예요. 별로 힘들지 않죠?”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항상 단백질이

김소연(새크라멘토 CBMC 회원) 50세가 되던 해에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읽은 적이 있다. 그해 나름대로 나의 50대를 준비하고 싶어서였다. 이 책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흥분된 것, 자극을 주는 것보다 지루한 시간들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저자는 지루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미 한국도 일본도 고령화시대에서 살고 있다. 고독사라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한국에 홀로 지내는 어머니가 계시기에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전화

채수호(자유기고가) 미국 이민생활하면서 김치나 된장찌개 못지않게 자주 먹고 싶은 음식이 자장면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음식점에는 자장면이 없다. 타운의 여러 중국집을 돌아다니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메뉴판에서 자장면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주인에게 자장면이 없느냐 물어보면 그런 음식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장면 뿐 아니라 짬뽕이나 우동도 없다. 술 마신 다음날 해물이 듬뿍 들어간 얼큰한 짬뽕을 먹으면 얼마나 속이 개운해지던가. 닭 국물에 해물과 계란을 풀어 가느다란 면과 함께 말아주는 담백한 우동 맛은 어떻고…

[보석줍기] 또 다른 내일

김성희(불어라 바람아·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따스한 햇살이 삶이 흐르는 골짜기 따라 시간과 함께 흐르고 흘러 아픔과 괴로움도 모두 담아 저 멀리 바다 향해 흘러가네   기쁨의 바람 마시며 아픈 상처 호호 불어 간지럼 주니 바람 따라 그리움 따라 사랑 가득 담긴 집 빗장 문 열며 내일도 오늘 같은 봄 바람 일꺼야   노란 병아리 성난 입술처럼 뾰족이 내민 목련 꽃 잎에 대롱대롱 매달린 이슬 방울이 그립고 그리운 그 님 얼굴로 실바람 타고 내 가슴을 적신다   아마도 오늘 같은 실바람이 내일

이용희 목사   해마다 5월이 오면 가정의 달 행사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가정마다 주께서 우리에게 위임하신 자녀교육의 엄청난 책임을 생각해 보는 “자녀를 학대하지 말라”는 소리가 한껏 고조되고 있으나 “자녀를 훈계하여 바르게 키우라”는 소리는 높지 않은 불균형이 뜻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성경에 보면 엘리라는 제사장에게 홉니와 비느하스라는 불량한 두 아들이 있었다. 엘리의 하나님께 대한 충성스러운 제사의 사역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녀에 대한 교육적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 것을 하나님은 그대로 간과하지 않으셨다. “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눈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땅금 재기에  전쟁을 일삼는 세상에서 지구 별,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날까? (칼 세이건, 피타고라스에 던진 질문, 코스모스에서)  오늘의 지구별에서 매일 일어나는  끔찍한 총기 사건, 전쟁, 살상 지구별이 아프다. 지구별이 이처럼 병든 모습을 바깥 세상의 천체들이 본다면  지구별은 얼마나 초라한 존재일까… 지구별은  하나의 작은 점에 불과한 어쩌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는 우주의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 왜 그대들은 온우주의 주인것 처럼

[제이강프로의 골프야~ 놀자] 96회. 몸통스윙전에 먼저 알아야 할 암 스윙 2부

제이강(파라곤 골프센터)   안녕하세요!! 한주도 행복하고 평안 하셨나요!! 조지아의 여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몇 일 마지막 꽃샘 추위가 지나 요즘  골프치기 좋은 날씨입니다. 한가지 적이 있다면 꽃가루 알러지와의 싸움도 이제 시작인 것 같네요. 이번 시간에는 암 스윙에 대해서 한번 더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암 스윙은 정확히 헤드의 무게를 느껴야 릴리즈의 느낌을 정확히 알수 있을 듯 합니다. 올바른 스윙은 무조건 몸통은 회전을 해야 하고 팔은 직선 운동을 해야 좋은 스윙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암 스윙은 팔의

김정자(시인·수필가)                                                  세계 경제는 고인플레이션 지속과 이에 대응한 금리인상 등으로 경제 성장세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향후 미국 경제를 침체 상태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 유지를 하면서 탄탄한 둔화 없는 무착륙 시나리오가 등장했다고 논평했다. 곳곳에서 경고음이 들려 오고 어두운 긴 터널을 앞두고 비정상으로 부풀렸던 시장 경제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편안하고 고운 말들이 실종되어가고 있는 흐름 세가 예전 같지 않다.

케빈 김 법무사   미국내 전체 불법이민자 2010년 1172만명에서 2020년 1021만명으로 151만명 급감했다. 미국내 한인 불법이민자 2010년 20만 5천명에서 2020년 13만명으로 7만 5천명 감소했다. 미국내에서 수십년을거주해온 불법이민자들이 대거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지난 10년동안 151만5000명이나 미국을 떠났다. 미국내 한인 불법이민자들도 지난 10년간 7만 5000명이나 한국으로 귀국해 역이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이민법을 어기면서까지 불법으로 들어와 수년, 수십년을 살

벌레박사 썬박 일요일 오후, 잘 알고 있는 조경(Landscaping)하는 사장님으로부터 긴급 전화가 왔다. 잔디 위에서 조경작업을 하다 잔디에 숨어있던 전갈이 바지쪽으로 쏙 들어갔는데 허리를 물었고, 지금 허리 부분의 근육이 마비되어 가고 있다는 심각한 내용이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 계셔서 물린 부위에 얼음 찜질을 해드리고 해독제를 발라드리니 근육의 감각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얼음찜질은 보통 벌레에 물릴 때 더 이상 독이 퍼지지 않고 붓기를 갈아 앉히는데 응급 요법으로 많이 사용한다. 독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만파식적]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

김능현 (서울경제 논설위원) 2015년 4월 미국 볼티모어에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을 쳐다본 뒤 도주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그레이는 이 과정에서 척추를 심하게 다쳐 일주일 뒤 사망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에 분노한 흑인들의 시위는 폭동으로 확산돼 볼티모어는 ‘무법 도시’로 변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 대응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이번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slow-rolling crisis)”이라고 했다. 흑인과 저소득층 차별, 일자리 감소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서서히 응축돼 폭발

[시론] 챗GPT 시대, 기자들이 사는 법

김경훈(서울경제 디지털편집부장)   “미국 의회 연설문도 그럴듯하게 써준다는데 그럼 나도 한 번 해볼까.” 칼럼 마감을 앞두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가 떠올랐다. 전 세계는 이미 비슷한 유혹에 빠져있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30일 선보인 챗GPT는 출시 닷새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은 10개월이 걸렸고 넷플릭스는 3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열풍은 광풍으로 이어져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수는 3억 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 명을 돌파했다. 챗GPT가 웹브라우저, 구글 검색

[데스크의 창] 학교 폭력, 이지메 그리고 총기 난사

하은선 (LA미주본사 편집위원) 학교 폭력에 있어서는 실화가 드라마보다 잔혹하다. ‘고데기의 온도 체크’ 범죄를 당한 학폭 피해자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드라마이기에 통쾌한 복수라도 했다. 하지만 현실 속 피해자들은 여전히 학교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중·고 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실화 탐사대’에 출연했다. 과거 자신이 당했던 폭력과 고통을 전 국민에게 폭로한다며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현재 28세의 피해자는 “30~40대의 내가 나를 너무 미워하지 않을까

[전문가 에세이] 조울증을 아시나요?

김 케이(임상심리학 박사) “제가요~~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한데요. 이게 우울증인가요? 조울증인가요?”  우울증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조울증(양극성 장애; Bipolar)은 병의 특성상 초기에는 우울증과 구별하기 어렵다. 우울 삽화(Episode)를 1번 이상 경험하고 몇 달, 몇 년이 지난 다음에 조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절에 처음 우울증을 경험한 환자의 20-32%, 20-30세에 처음 우울증을 경험한 환자의 5-15%가 나중에 조울증 진단을 받는다는 게 국립정신건강센터의 통계다.  조증을 겪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