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와 뉴저지 등 이어 뉴욕도 11월9일부터 실시

카드 및 전자결제 저소득층 소비자들에 불이익

미국 성인의 4분의 1 실질적으로 은행계좌 없어

팬데믹으로 현금 회피하는 업소·소비자는 늘어

 

현금은 과거의 지위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 주와 지방정부들은 식당과 소매업소 같은 비즈니스들에 계속 현금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현금이 사라진 비즈니스들이 은행 계좌나 크레딧 카드가 없는 고객들을 실질적으로 차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뉴욕시는 11월9일자로 대부분의 업소들과 식당들에게 현금을 받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 그리고 필라델피아 등은 이미 지난해 현금 받는 것을 의무화했다. 뉴저지도 주 전체에 걸쳐 지난 2019년 이를 의무화했으며 매사추세츠의 경우에는 수십 년 전부터 비즈니스의 현금 거부를 불법으로 규정해오고 있다. 미국 내 많은 주들과 시들이 비슷한 조치를 고려중이다.

현금결제 수용률 하락에 대한 우려는 코로나바이러스 훨씬 이전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이 크레딧 카드나 데빗 카드로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모바일 앱으로 결제하는 것을 점차 편하게 여기면서부터였다. 많은 업소들은 구입절차를 신속하게 해주고 절도를 예방해준다는 이유로 전자결제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다 팬데믹이 닥치자 식당들과 업소들은 고객과 종업원들의 상호접촉과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주문과 디지털 결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고객들이 집에 머물면서 동전 부족사태가 일어나 일부 업소들은 잔돈을 주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전자결제 선호가 더 높아졌다.

비영리 단체인 미국 소비자연맹의 소비자 보호 담당자인 수전 그랜트는 “팬데믹으로 우려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전자결제가 더욱 확산되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생필품 비용을 치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역시 비영리 권익옹호단체인 소비자 행동의 책임자인 린다 쉐리는 말했다.

현금을 거부하는 비즈니스들은 전통적인 은행계좌가 없거나 크레딧 카드를 신청할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소비자 단체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연방준비제도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성인들의 4분의 1은 은행 계좌가 아예 없거나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사 은행 계좌가 하나 있더라도 첵캐싱 같은 대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소비자들은 인종적으로 소수민족일 가능성이 높고 저소득이 학력 수준이 낮다.

현금은 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거나 아이들에게 지출과 관련한 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선호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와 전자결제의 해킹 위험 때문에 현금을 선호하기도 하고 그냥 현금이 좋다는 사람도 있다. 그랜트는 “그 결정은 소비자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연맹과 다른 수십 개의 권리옹호 단체들은 소매업소들이 현금을 거부할 수 없도록 의무화하는 연방입법을 지지하고 있다.(팬데믹 관련 법안들의 현황으로 볼 때 올해 이 법안이 상정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지난해 10월 연방준비제도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여전히 모든 결제의 4분의 1 이상을 현금으로 한다. 그리고 10달러 미만일 경우 현금 결제는 절반이 넘는다. 팬데믹 시기의 결제방식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지난 4월과 5월 실시한 소규모 조사에서는 70%의 응답자가 바이러스 우려 때문에 현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결제방식들이 경쟁하고 있음에도 현금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중요하다. 연방준비제도 샌프란시스코 은행의 운영 책임자인 마크 굴드는 “많은 소비자들은 매일매일의 구입활동에서 현금사용의 가치를 높게 여기고 이를 선호한다. 어떤 이들은 현금을 백업이나 소액결제 편의를 위해 사용한다”고 설문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방문교수로 결제 트렌드를 연구하고 있는 쉘 샌타나는 팬디믹 기간 중 현금결제 수용 의무화 조치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시행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단기적으로 볼 때 전적으로 현금이 사라진 사회가 아닌 ‘현금이 줄어든’ 사회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현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금 받기를 중단했던 일부 비즈니스들은 이것이 일부 손님들을 배제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방침을 바꿨다고 샌타나는 덧붙였다. “그 누구도 비즈니스를 외면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샌타나는 말했다. 

다음은 현금결제와 관련한 일문일답이다.

 

-현금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인가?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비즈니스들이 현금 혹은 동전을 받아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는 연방규정은 없다. 주법이 별도의 규정을 하고 있지 않는 한 “개인 비즈니스들은 현금을 받을지 여부에 대해 스스로 방침을 만들 수 있다”고 연방준비제도 웹사이트는 설명하고 있다. 영화관이나 컨비니언스 스토어 그리고 주유소 등은 20달러짜리 이상의 지폐는 거부할 수 있으며 버스 라인들도 페니로 요금 내는 것을 금지시킬 수 있다고 연방재무부는 밝히고 있다.

 

-뉴욕시는 어떻게 현금의무화 규정을 집행할까?

▲시의 소비자국은 올해 입법화된 새로운 규정의 집행 책임이 있다. 소비자국은 집행은 불평접수에 의거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불평접수와 관련한 지침을 규정 발효 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정을 지키지 않는 업소들의 1차 적발 시 1,000달러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위반 시마다 1,500달러까지의 벌금이 부과된다.

단 일부 예외가 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가 특정 기준을 충족시켜주는 현금변환 키오스크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에는 현금을 거부할 수 있다. 이 키오스크는 현금의 액수를 데빗 카드로 이전시켜 준다. 그래서 ‘역 A.T.M.’이라 불리기도 한다.

 

-팬데믹 시기에 현금 지불은 안전한가?

▲코로나19를 야기하는 바이러스는 주로 가까운 대면접촉을 통해 전염된다고 연방질병통제국은 밝히고 있다.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표면이나 물건을 만져 전염되는 것이 가능은 하지만 “이것이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주요경로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당국은 설명한다. 하지만 현금 취급이 병균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가운데 결제 기기를 만지거나 플래스틱 카드를 종업원에 건네는 것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질병통제국은 “현금과 카드를 다뤄야 하거나 키패드를 이용해야 할 경우 결제를 하고난 즉시 세정제로 손을 닦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돈을 만진 후, 특히 무엇을 먹거나 식품을 다룬 후 곧바로 손을 씻는 것은 좋은 위생습관“이라고 밝혔다. 

<By Ann Carrns>

 

<삽화: Till Lauer/뉴욕타임스>
<삽화: Till Lauer/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