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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검사로 암을 발견한다… 조기진단 새로운 장 열어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4-04-22 08:56:59

피 검사로, 암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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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DNA 조각서 암 배출물질 측정

현재 약 20종의 혈액검사 개발 단계

폐암ㆍ췌장암 등‘침묵의 암’발견에 유용

양성시 추가 영상검사나 조직검사 필요

 

플로리다주 사우스웨스트 랜치에 사는 신디 페레스(50)는 남편이 암 치료를 받고 있을 때 조기 암 발견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혈액검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녀는 건강에 문제가 없었지만 남편은 어쨌든 검사를 받으라고 독려했다. 놀랍게도 갤러리(Galleri)라는 혈액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스캔 결과 사타구니에서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고, 희귀하지만 공격적인 암인 맨틀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치료를 받았고 2년이 지난 지금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나에게 이 검사는 기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혈액에서 암을 나타내는 물질을 분석하는 검사가 암 발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이 검사는 췌장암이나 난소암과 같이 말기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침묵의 암’을 발견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다중 암 검출 테스트 갤러리를 개발한 회사 그레일(Grail)의 과학자 에릭 클라인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라고 말했다.

 

■조기 암 신호 찾기

새로운 암 감지 혈액검사는 현재 약 20종이 개발단계에 있으며 종양 DNA 조각 등 암이 배출하는 생물학적 물질을 측정한다. 일부는 관련된 장기나 조직을 식별할 수도 있다.

대장암을 찾아내는 가던트 쉴드 테스트(Guardant Health’s Shield test)처럼 한 가지 암에 초점을 맞춘 검사도 있다. 그레일스 갤러리(Grail’s Galleri)와 이그잭 사이언시즈 캔서가드(Exact Sciences’ Cancerguard) 등 여러 암을 선별하는 검사도 있다.

델피의 퍼스트룩(Delfi’s FirstLook) 폐암 검사는 폐암 특유의 죽어가는 세포가 흘린 혈액에서 DNA 조각 패턴을 식별하고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폐암이 의심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이 확실한 암이 있는데, 바로 폐암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암 문제”라고 델피의 최고의료책임자 피터 바흐는 말했다.

이 검사들이 암을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양성 결과가 나오면 추가 영상검사나 조직검사를 해야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검사가 아직 대장내시경, 유방조영술 또는 자궁검사 같은 표준검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갤러리에 대한 한 연구에서는 이 검사가 88%의 정확도로 암 위치를 예측했다. 델피 폐암 검사에 대한 연구에서는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고, 가던트 헬스 쉴드에 대한 연구에서는 대장암 환자를 식별하는 데 83%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유망하지만 단점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혈액검사를 통해 암을 발견했다고 해서 생존기간이 길어지고 사망률이 낮아지거나 치료가 가능하다는 증거가 아직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국립암연구소의 로리 미나시안 부국장은 “사람들은 하나의 검사로 모든 종류의 암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조기 발견을 위한 애매한 표적

전문가들은 일부 암은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다중 암 검사가 모든 암을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가던트 대장암검사를 연구한 과학자 윌리엄 그래디는 “암에 따라 다르다”며 예를 들어 “뇌암은 사이즈가 아주 작을 때부터 빠르게 퍼져서 초기 단계에서조차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검사는 뇌암에 효과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암들이 징후 물질을 언제 어떻게 분비하는지, 이러한 표식이 조기에 또는 자주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하지만 갤러리 검사를 받은 일부 환자들은 이 검사가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의 부동산중개업자 발레리 카로(56)는 2022년 갤러리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후 MRI 검사에서 ‘성난’ 담낭을 발견하여 제거했다. 증상이 없었지만 담석 사이에 작은 악성 종양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나중에 발견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기도 싫다.”라고 말했다.

 

■보험 커버 안 되지만 일부 회사는 제공

연방 식품의약국(FDA)는 아직 어떤 검사에도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았지만, 특정 환경에서 사용을 허용하는 연방규정에 따라 ‘실험실 기반’ 검사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검사는 메디케어나 기타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의료기관과 고용주는 현재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의사 처방전이 있는 환자라면 누구나 949달러의 비용으로 갤러리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프린스턴 대학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에게 무료로 갤러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그잭 사이언스는 올해 말 이 테스트를 제한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펜실베니아주 헤긴스의 은퇴한 메디케어 상담사 수잔 존스(75)는 2018년 캔서시크 연구의 일환으로 검사를 받았다. 양성 판정을 받고 스캔한 결과 자궁에 평활근육종이 발견되었으며 자궁 적출술을 받은 후 완치되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기존 암 검진을 대체할 수 없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암 혈액검사의 위양성(false positive) 및 위음성(false negative)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검진과 마찬가지로 위양성은 불안감을 유발하여 더 많은 검사를 하게 만들고, 위음성은 잘못된 안전감을 갖게 하여 환자들이 검진을 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그러나 기존 검진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이 검사가 유용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의 변호사 데니스 반스(55)는 2년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했는데 거기에 필요한 장세척 준비가 싫었다. 그때 의사가 대장암 혈액검사에 대해 언급하자 바로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도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그는 이번 달에 다시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혈액 검사로 생명을 구할 수 있나

국립암연구소는 최근 9개 허브로 구성된 암 검진 연구 네트워크의 설립을 발표했다. 목표는 새로운 혈액검사의 이점과 위험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후원하는 것이다. 올해 말, 네트워크는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앞서 2만4,0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파일럿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피닉스의 메이요 클리닉 종합 암센터의 정밀 종양학 공동책임자이자 다중 암 혈액검사를 설계하고 있는 쥬얼 사마더는 이러한 시험의 최종 목표는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더 오래 생존하는지가 되어야한다”라며 “이러한 검사가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검사가 널리 사용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령, 위험요인 또는 가족력에 따른 검사 여부와 같은 많은 질문에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혈액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이 검사가 정기적인 신체검사가 될 수 있을지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마더는 “거기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By Marlene Cimons >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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