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달라 노약자 꼭 맞아야, 

접종 2주 후 효과… 6개월 지속

12월 유행 앞서 가을에 맞아야



인플루엔자(독감) 시즌이 다가왔다. 독감은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초겨울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기승을 부린다. 환자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강력한 한파가 예보돼 독감이 더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독감 백신접종으로 예방 효과를 보려면 가을이 지나기 전 접종을 마쳐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독감 백신접종을 하면 2주 후에 효과가 나타나고 6개월 정도 유지되므로 독감 유행이 시작되는 시기(12월)를 고려하면 11월 말까지는 접종을 마치는 게 좋다”고 했다. 공인식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10~12세 어린이 접종률이 가장 낮다”며 “활동이 많은 어린이는 반드시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했다.


■독감 앓아 면역력? 안심은 금물  

‘독감=독한 감기’로 잘못 알고 있는 이가 여전히 많다.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병이다. 감기는 아데노, 코로나, 리노 등 감기 바이러스가 일으키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감기는 초기에 기침, 코막힘, 콧물과 함께 미열이 동반돼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반면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로 시작해 심한 두통, 오한, 온몸 근육통, 관절통 등이 생긴다. 심하면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으므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감기는 계절에 관계없이 걸리지만 독감은 매년 가을부터 봄까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유행하고 전염성도 높아 이 시기를 대비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백신접종이다. 독감 예방 백신은 매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예측한 바이러스주(株)를 대상으로 생산된다.

독감 예방 백신은 3가지의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3가 백신(A형 2종, B형 1종)과 4가지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4가 백신(A형 2종, B형 2종)이 있다. 제조방식에 따라 달걀을 활용해 생산되는 ‘유정란 백신’과 동물세포를 이용한 ‘세포배양 백신’으로도 구분한다. 유정란 백신 19개, 세포배양 백신 2개가 올해 각각 유통된다. 달걀, 닭고기, 닭 유래성분에 과민 반응이 있으면 유정란 백신을 접종하면 안 되며 의사와 상담한 뒤 다른 종류 백신(세포 배양)을 접종해야 한다.

독감을 이미 앓은 사람은 면역이 생겨 백신 접종이 필요 없으리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여러 유형이 있어 한 가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회복됐더라도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독감을 이미 앓았다고 해도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손씻기·기침 에티켓 등 위생 관리를 

백신 접종으로 독감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증상 완화, 입원율,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거나 평소 지병이 있다면 독감 합병증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노인이나 유아ㆍ임신부 등은 반드시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

6개월이 넘은 영아부터 접종 대상이 되며, 65세 이상 고령자라면 반드시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 실제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의 대다수는 65세 이상이다. 임신부는 백신접종을 꺼릴 수 있는데, 임신부도 백신접종을 하는 게 좋다. 단, 임신 주수에 관계없이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도록 만든 불활성화 백신을 맞아야 한다. 그러나 과거 백신을 접종한 뒤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거나 중증 급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한 뒤 증상이 호전됐는지를 살피고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평소 개인 위생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바이러스는 공기 중의 침 방울로 직접 옮기도 하지만 손이나 공용 도구 등을 매개로 전파될 수 있다. 특히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상태에서도 12시간 이상 활성화된 채 존재할 수 있으므로 자주 손을 씻고 손을 입이나 코 주변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한 전염성이 높으므로 독감 환자라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기침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닌 손수건, 휴지, 옷깃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 면역력이 약하다면 독감 유행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방문하는 건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이지용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독감을 방치하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백신접종으로 예방하고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폐렴·대상포진 백신도 맞는 게 좋아 

고령인은 독감뿐만 아니라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아 폐렴 예방 백신을 맞는 게 좋다. 폐렴 예방 백신에는 단백결합백신(13가)과 다당백신(23가) 두 가지가 있는데 성인 폐렴 예방 백신은 다당백신이다. 65세 이상에서 다른 질환이 없으면 1회 접종만으로 패혈증, 뇌수막염 등 심각한 폐렴 합병증을 50~80% 막을 수 있다. 독감과 마찬가지로 65세 이상은 무료로 접종을 해 준다.

또 대상포진 예방 백신접종도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수두를 앓은 뒤 몸에 남아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감소함에 따라 다시 활성화돼 발병하는 질환이다. 극심한 신경통증이 동반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발생 위험이 높으며 대상포진후신경통 역시 연령이 올라갈수록 증가한다. 만성질환이 없으면 60세 이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201810301904575b1.jpg무료 독감 예방접종 행사에서 예방주사 접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