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고양이 애호가들이여 기뻐하라!

오랜 기간 뜨거운 논란거리였던 강아지가 고양이보다 더 똑똑하다는 논쟁에 대해 최근 계간 과학 저널인 ‘학습과 행동’(Learning and Behavior)은 영리함과 지능의 관점에서 볼 때 개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특출하지(exceptional) 않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뉴스는 강아지 소유주들과 개의 행동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 사이에 또 다른 논쟁을 점화할텐데 아마도 큰 싸움이 될 것이다. 

저널의 저자들은 개의 인지 능력과 관련된 기존의 연구들과 데이터를 점검해 개가 영리하고 훈련시킬 수는 있지만 강아지 소유주들이 주장하듯 ‘엄청나게 똑똑한’(super smart)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영국 엑세터(Exeter)대 심리학과의 스테픈 리아 명예교수가 진화론을 설명하기 위해 인간과 동물의 인지 능력을 연구하는 ‘동물 인지학’(Animal Cognition) 저널의 편집자를 맡고 있을 당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개에 관한 연구는 1990년대부터 인기가 있었던 분야로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리아 박사는 “나는 개가 할 수 있는 놀라운 것들에 관한 몇편의 논문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에 대한 연구에 관해서는 아무리 말이나 침팬지나 고양이가 지능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나와도 간과된 것이 사실이다. 

그는 “개가 할 수 있다고 주장되는 모든 행동들을 다른 동물들도 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이 개는 특별하다는 주장에 의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물론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스파탄버그의 보더 콜리 종인 ‘체이서’는 개의 인지학을 연구하다가 최근 사망한 주인 존 필리 덕분에 1,022개의 명사를 이해하도록 훈련 받았다. 

체이서 이전에도 또 다른 보더 콜리인 ‘리코’는 200개의 아이템 이름을 인지하도록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예들 이외에도 리아 박사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그 질문은 바로 “혹시 강아지 애호가들과 과학자들은 개가 갖고 있지 않은 특출난 능력을 발현하는 것 아니냐는 선입견에 가득찬 것은 아닌가?”이다.

공정하기 위해 리아 박사는 스스로 고양이 애호가인 점을 밝혔다. 그리고 그와 영국 캔터베리 크라이스트 처치 대학교의 심리·정치·사회학과의 브리타 오소스 수석 강사는 가설을 세운 뒤 검증에 나섰다.

이들은 개의 인지 능력과 유사한 3개의 비교군 즉, 육식동물들과 무리생활을 하는 포식자들 그리고 애완동물들을 비교했다. 

연구 대상이된 동물들은 늑대, 고양이, 침팬지, 돌고래, 말과 비둘기였다. 이후 발견한 점에 대해 리아 박사는 “개의 인지 능력은 그다지 특출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아 박사에 따르면 개는 돌고래와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물론, 식물의 줄기를 이용해 개미나 물고기를 낚시질 할 수 있는 침팬지처럼 도구 사용하는 방법을 몰랐다. 

먼 길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도록 훈련된 비둘기인 전서구(homing pigeons)도 아무리 낯선 곳이라고 할지라도 수백마일을 되돌아온다. 

리아 박사는 “이런 점만 봐도 비둘기가 개보다 똑똑해 보이는데 1,000마일을 놓고 본다면 개보다 비둘기가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이런 주장이 맞다면 지난 1996년 상영된 영화 ‘홈워드 바운드 2: 로스트 인 샌프란시스코’(Homeward Bound 2: Lost in San Francisco)에서 골든 리트리버 ‘쉐도우’, 히말라야 고양이 ‘새시’, 아메리칸 불독 ‘챈스’ 등 동물 친구들이 집까지 가기 위해 겪은 우여곡절 스토리가 이해될 것이다.)

동시에 애완용 동물들은 개와 비슷한 특성을 공유한다. 말도 개와 비슷하게 정교한 일들을 해낸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고양이는 다른 여느 동물보다도 개와 닮은점이 많다. 

리아 박사는 “개는 훈련 받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지능을 자랑하기 쉽다. 그러나 개는 그들의 본 모습보다 더 똑똑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저서 ‘캣 위스퍼러’(The Cat Whisperer)의 저자로서 고양이 행동학자인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미쉘 나이젤슈나이더는 어느 종이 더 지능이 높은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그녀는 “지난 수년간 만났던 고객들 가운데 로켓 과학자부터 신경과 의사 등은 많은 고양이를 길렀는데 보통 13~15마리씩 키우기도 했다”고 말하고 동물의 지능과 연관이 깊은 본능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고양이는 그들 나름대로 지적인 생명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덧붙여 나이젤 슈나이더는 “나는 가장 똑똑하다고 여겨지는 애완동물보다는 사랑스러운 동반자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개만 놓고 본다면 분명 중독성이 있는 건 사실이다. 애리조나 주립대 개 과학연구소의 클라이브 와인 디렉터는 “리아 박사의 연구를 보면 개를 깎아내린 건 아니다”라며 “문맥을 파악해서 개를 이해하도록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아지 애호가인 와인 박사는 “지난해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내 강아지를 사랑스런 멍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며 “그런데 한 블로거는 나를 오해해서 본인의 블로그 전체에 내가 얼마나 끔찍한 인물인지 적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본인과 관련해서 리아 박사도 직면할 수 있는 반발에 대비했다. 

그는 “우리는 개가 멍청하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개만 특출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싶은 것이고 어떤 중립적인 의견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확실한 것은 녀석들은 좋은 강아지라는 점이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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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뉴욕 센트럴팍에 자신의 개를 데리고 온 더글라스 모레이라. 최근 개의 지능과 관련한 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들은 똑똑할지 모르지만 특출나지는 않다.                       <Emma Howells/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