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더 주고 물건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주택 구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터넷 매물 검색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바가지’를 쓰고도 이를 모르는 주택 구입자가 많았다. 주택 시세를 비교할만한 자료가 충분치 않아 부동산 에이전트의 입에만 의존해야 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인터넷에 부동산 관련 자료가 넘쳐나는 지금도 여전히 ‘바가지’를 쓰는 구입자는 여전히 있다. 온라인 재정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닷컴에게 주택 구입 시 바가지 쓰지 않는 요령을 물어봤다.


◇ 3명 중 1명은 ‘바가지’ 구입

2017년 하버드 대학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와 세입자 3명 중 1명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주거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 따지면 약 3,900만 명에 해당하는 미국인이 주거비 관련, ‘바가지’를 썼다는 조사다.

과도한 주거비 지출 행위는 주택 구입 경험이 부족한 첫 주택 구입자들 사이에서 특히 많았다. ‘연방 주택 금융국’(FHFA)의 의뢰로 제시카 슈이, 쉬리야 머디 등의 부동산 전문가가 실시한 조사에서 첫 주택 구입자는 적정 시세 대비 약 1.04%에 해당하는 약 2,860달러를 더 주고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값이 싸도 이유 알아봐야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자료는 같은 지역 또는 인근 지역의 주택 가격이다. 인근 주택 가격에 비해 턱없이 비싸게 나온 매물이 마음에 든다면 과도한 지출로 이어지기 쉽다. 인근 주택 가격을 점검할 때 현재 나온 매물의 시세보다는 최근 매매된 매물의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매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표를 달린 매물은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서 비싸게 나온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반대로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낮게 나온 매물도 반드시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자칫 가격만 싼 ‘비지떡’과 같은 매물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특별히 높은 이유가 파악되면 가격 협상 협상 시 활용할 수 있다.

◇ 오래 안 팔린 매물

나온 지 오래됐는데도 팔리지 않는 매물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리스팅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은 ‘오버 프라이스’(Over Price) 매물이라는 점이다. 인근의 비슷한 집들은 나온 지 한 달 만에 새 주인을 만나고 있는 반면 나온 지 수개월째 팔리지 않고 있는 매물은 십중팔구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 원인이다. 그렇다고 팔리지 않는 매물이라고 관심을 가지지 않을 필요는 없다. 장기간 팔리지 않는 매물만 공략해서 가격 인하에 성공하는 바이어들도 많다.

◇ ‘오버 프라이스’와 다름없는 매물 결함

리스팅 가격이 적정한 매물을 구입할 때도 자칫 바가지를 쓸 위험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결함이 있는 매물은 아무리 싼 가격에 구입해도 나중에 엄청난 수리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는 구입이나 다름없다. 정화조 시스템이 낡아 교체해야 하는 경우나 지반 결함으로 주택 구조물까지 위험한 상태인 매물은 수리비로만 수천 달러가 넘는 금액이 지출되기 쉽다. 오퍼 제출 시 가격 조건에만 신경쓰지 말고 매물의 심각한 결함 가능성부터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시간에 쫓기면 비싸게 주고 산다

평소 이사 가고 싶은 지역에 나온 매물을 시간에 쫓겨 구입하다 보면 비싸게 주고 구입할 때가 많다. 이런 경우 대부분 주택 구입 뒤 너무 비싸게 주고 산 것과 동네가 평소 생각했던 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회하기 쉽다. 특정 지역의 매물을 구입할 때 시간이 아무리 촉박하더라도 동네를 미리 둘러볼 있는 시간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적어도 일주일간의 시간을 두고 주말 주중 다른 시간대에 동네를 방문해고 그 사이 같은 지역에 나온 다른 매물들의 가격과도 비교해봐야 한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시간이 촉박할수록 지역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를 찾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온·오프라인 자료 동시 검토

인터넷 부동산 정보 사이트 덕분에 주택 시세를 확인하는 작업이 매우 간편해졌다. 최근에는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 오류율을 줄인 자료가 많아 전보다 정확한 시세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질로우닷컴’(zillow.com)의 경우 기존 시세 확인 프로그램인 ‘제스티메이트’(Zestimate)를 통해 최근 매매된 매물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시세 자료를 점검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오프라인’으로 입수한 시세 또는 매매 자료와 비교하면 더욱 정확한 시세를 판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나에 정말 필요한 위치 조건인가

매물 상태는 비교적 열악하지만 매물이 위치한 조건이 우수할 경우 리스팅 가격이 비싸게 정해지기도 한다. 이때는 바이어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자녀가 다닐 우수한 학교가 위치해 있거나 구입 뒤 되팔 목적의 ‘플리핑’ 투자라면 조금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해도 매물이 제 값어치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단순히 위치 조건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불량한 상태의 매물을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실수를 저지르면 안 된다.

◇ ‘주택 감정 조건’ 반드시 포함

오퍼에 ‘주택 감정가 조건’(Appraisal Contingency)을 포함시키면 바가지 쓰는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셀러와 주택 구입 계약을 체결한 뒤 공인 감정 업체를 통해 매물의 적정 가치를 산출하는 절차가 주택 감정 절차다. 감정 결과 매물 가치와 계약 가격 간의 차이가 약 5%~10% 안팎이라면 구입을 진행해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 바이어가 계약 가격과 감정가 간 차액을 지불해야 대출을 받는데 문제가 없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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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구입자 3명 중 1명은 적정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