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내피·외피·필터 3중 구조

부직포가 전기 발생 쉽게 유도

책받침에 머리카락 붙는 원리

 

 

 

마스크 착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책이다. 바이러스가 침방울(비말)로 전염되는 특징이 있다 보니 이젠 외출할 때나 사무실이나 엘리베이터에 머물 때나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 마스크 속에 어떤 원리가 있어 바이러스 감염 예방이 가능한지 살펴봤다.

 

◆정전기로 이물질 차단

마스크가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 과학계에선 아직까지 논란거리다. 다만 착용자의 체액이 타인에게 튀지 않도록 물리적 방벽 역할을 하고, 공기 중 오염입자를 어느 정도 걸러 낸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물론 얼굴에 완벽히 밀착되지 않는 만큼 방독면 등에 비해 한계가 분명하다. 최대한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유다.

마스크는 용도에 따라 공산품, 의약외품, 산업용품으로 나뉜다. 방한을 목적으로 한면 마스크가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섬유로 제작되다 보니 조직 자체가 촘촘하지 않고 직각으로만 교차돼 있어 이물질이 그대로 통과하기 쉬운 구조다. 바이러스 차단을 원천적으로 기대할 수 없고 찬 바람만 어느정도 막는 용도인 셈이다. 정부가 마스크 부족 타개책으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면 마스크도 방역에 유용하다”며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의학계에서 “비말 전파를 막을 수 없다”며 반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약외품·산업용품 마스크는 이물질이 침투하기 어려운 내·외피와 필터의 3중 구조로 이뤄져 있다. 발수 성질이 있는 폴리에스터나 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섬유로 제작한 부직포를 주로 이용한다. 내·외피는 스펀본드(spunbond·SB) 부직포로, 필터는 멜트블로운(meltblown^MB) 부직포로 불린다. 모두 다양한 재가공을 거쳐 제작된 부직포여서 상대적으로 섬유조직이 무작위로 얽히고 겹겹이 쌓여 있다. 미세한 이물질이라도 상대적으로 차단할 확률이 높은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원사를 굵고 길게 뽑아내 가공하는 SB 부직포는 강도가 높아 마스크 겉면 소재로 쓰인다. MB부직포는 압출방사 가공법을 통해 머리카락 굵기의 50분의 1인 2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두께로 얇게 생산돼 마스크 내부 필터로 사용된다. 다만 마스크에 쓰이는 부직포를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수준으로 촘촘하게 짤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마스크는 숨을 쉴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터의 ‘특별한’ 능력은 이때 발휘된다. 필터에서 생긴 정전기가 이물질을 붙잡아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MB부직포는 정전기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기 유리하게 얇은 합성섬유로 가공돼 있다 보니 이물질을 모두 흡착해 버린다. 활동하지 않던 양전하와 음전하에 반대 극성을 띤 입자가 닿으면 활성 상태로 바뀌며 전력이 발생하는 원리다. 책받침으로 머리를 문지르면 머리카락이 붙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단순 마찰만으로도 최대수만 볼트의 전압이 발생한다”며 “이런 정전기를 이용한 필터 기술은 공기청정기 등 에도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필터 생명력은 유한하지 않다. 잦은 사용으로 인한 습기나 세척 등으로 젖으면 효능이 완전히 사라진다. 또 미세먼지 등 이물질이 많이 흡착될수록 호흡이 어려워져 마스크로서 제 기능을 내기 어렵다. 반복 사용하면 내피 등에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이유로 의학계에서 마스크 재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미세입자 거르는 능력 따라 등급 나뉘어

마스크가 차단할 수 있는 이물질 크기는 등급으로 구분된다. 우선 일반인이 약국 등에서 구입하는 의약외품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보건용이다. 등급은 식약처에서 정한 기준인 KF(Korea Filter)를 사용한다. KF80·94·99 등이다.

KF 뒤의 숫자는 공기를 들이마실 때 마스크가 먼지 등 이물질을 걸러 주는 비율을 뜻하는 분진포집효율을 나타내는데, 이 숫자가 클수록 입자 차단 기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한다.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미세입자를 각각 94%, 99% 걸러 내는 효과가 있다. KF94 이상은 액체성인 파라핀오일을 통과시키는 시험까지 거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액체성 미세입자를 막는 효과도 크다. 이 때문에 보통 황사용은 KF80으로, 방역용은 KF94·99를 사용한다.

의학계에서 주로 사용한다고 알려진 N95 마스크는 우리나라 등급 기준은 아니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이 정한 등급으로, 0.02~0.2㎛의 미세입자를 95% 차단한다. 다만 N은 ‘기름성분에 대한 저항성이 없다(Not resistantto oil)는 뜻인 만큼 N95의 액체 투입 방지 기능은 KF99보다 오히려 떨어진다.

최근 마스크 부족 사태로 일반인도 많이 구입하는 산업용 마스크인 방진 마스크 역시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 주로 인체에 유해한 분진 등이 발생하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위해 고안된 터라 기본적인 입자 차단 성능 외에 독성이 강한 분진 등에 대한 차단 효과가 추가돼 있다.

방진 마스크는 의약외품 마스크와 다르게 산업안전보건법과 고용노동부 보호구 안전인증 고시 기준을 따르는데, 통과해야 하는 시험만 14가지에 이를 만큼 품질 기준이 엄격하다. 방진 마스크는 특급, 1급, 2급으로 분류되며 특급의 분진포집효율은 KF99, 1급은 KF94, 2급은 KF80과 같다.

◆KF80·방진 2급 이상이면 방역 가능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사용해야 할 마스크는 무엇일까. 비말로 이동하는 신종 코로나의 특성을 감안하면 일반 방한마스크는 아무리 두껍다고 해도 바이러스 예방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평균 지름이 0.1㎛ 정도로, N95마스크에 난 구멍보다도 훨씬 작아 원천적으로 마스크로 차단하기 불가능하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홀로 퍼지지 않고 감염자의 침, 콧물 등 체액에 묻어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침방울은 최소 직경이 5㎛이며 기침 한 번에 약 3,000개의 비말이 전방 2m 내로 분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침방울(5~10㎛)을 막을 수 있는 입자를 가진 마스크라면 신종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KF80 또는 방진 2등급 이상 마스크라면 방역 효과가 있다. 지름 0.4~0.6㎛인 입자를 80% 정도 걸러 내기 때문에 일상에선 바이러스 침투를 대부분 막을 수 있다. 과학계에서 KF94·99를 권장하지 않는 것은 입자가 촘촘한 만큼 공기도 동시에 차단돼 호흡에 지장을 줄 수 있어서다. 또 방진 마스크 가운데 숨을 내쉴 때만 열리고 들이쉴 때는 닫히는 여과식 밸브가 부착된 제품이 있는데, 코로나 차단을 위해선 본인의 침 등 이물질이 마스크 밖으 로 배출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방역용으로 적절치 않다.

<박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