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위로 부상
1,2위 GM·도요타에 도전
제네시스 판매증대 기여
라인업 다양·세분화 필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올해 1분기 미국시장 판매실적을 마감한 가운데 치열한 순위 경쟁이 벌이지는 등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GM과 도요타가 1, 2위 순위를 굳힌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혼다, 스텔란티스(구 크라이슬러) 등 3개 사의 3위 싸움이 치열하다. 일단 현대차그룹이 올해 1분기 37만9,202대를 판매하면서 이전 3위인 혼다(33만3,824대)와 한 때 3위였던 스텔란티스(33만2,540대)를 제치고 3위 굳히기에 나선 모양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혼다와의 차이가 4만5,378대, 스텔란티스와의 차이는 4만6,662대로 향후 현대차 판매가 부진하거나 혼다와 스텔란티스 판매가 성장세로 돌아설 경우 충분히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3개 브랜드 중 제네시스 판매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에이스 카드’라고 할 수 있다.
1분기 현대차그룹 미국시장 판매는 현대차가 18만4,8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고, 기아차는 17만9,621대로 전년 동기 18만4,136대에 비해 오히려 2.5% 감소했다. 반면 제네시스는 1분기에 1만4,77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또 제네시스의 판매는 17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세를 달성하는 등 판매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2016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제네시스에 대해 경제매체 CNBC는 “독특한 스타일링과 예상하지 못한 편안함, 좋은 품질과 성능으로 미 고급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성장했으며,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양쪽에서 모두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CNBC는 제네시스가 단기적으로 새로운 고성능 퍼포먼스 트림 ‘마그마’로 인지도와 판매량을 늘리려 한다고 전했다. 제네시스는 뉴욕에서 열린 올해 오토쇼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대형 전기 SUV 콘셉트 모델 네오룬도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특히 2022년부터는 수십 년 전통의 닛산 럭서리 브랜드 ‘인피니티’를 미국 내 연간 판매량으로 추월했다. 올해 1분기 판매 기준으로 제네시스는 럭서리 브랜드 포르셰(1만3,429대)를 앞질렀으며 재규어(3,073대), 마사레티(2,300대), 알파 로메오(2,285대), 램보르기니(936대), 벤틀리(830대), 롤스로이스(600대) 등을 한참 앞질렀다.
또한 재규어와 함께 인도 ‘타타 모토그룹’의 또 다른 럭서리 브랜드인 랜드로버(1만7,485대)와 포드의 럭서리 브랜드인 링컨(2만4,894대)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다만 아직 애큐라(3만373대), 볼보(3만951대), 캐딜락(3만5,451대), 아우디(4만4,228대), 머세데즈-벤츠(6만6,570대), 렉서스(7만8,471대), BMW(8만4,475대)와는 상당한 판매 격차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 순위 3위의 위치를 견고히 하고 나아가 도요타와 GM을 위협하려면 모델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 세분화하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주요 세그먼트에서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야한다고 지적한다. 제네시스의 지속적인 판매 증대도 필수 요건이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전략으로 ▲주요 개솔린 엔진 판매 모델들의 하이브리드 옵션 제공 확대 ▲가격 경쟁력 갖춘 엔트리 전기차 모델 출시 ▲샌타크루즈로 국한된 트럭 라인업 확대 ▲미니밴 판매 증대 ▲상용 밴 시장 진출 등을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중 현대차그룹은 엔트리 전기차 모델 출시와 트럭 라인업 확대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