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모았는데도 은퇴 저축이 생각했던 것 만큼 많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입을 쪼개 더 많은 저축을 해야 하나 아니면 은퇴를 미루고 더 오래 일을 해야 할까. 수개월이라도 일을 더 오래하는 쪽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흥미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  수입에서 상당액을 떼어내 저축을 한다면 분명 훨씬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젊을 수록 그 효과는 더 크다. 그런데 은퇴를 미루고 일을 좀 더 오래(수개월이 될 수 있고 수년이 될 수도 있겠다) 한다면 그 효과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또 정신건강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전국 경제연구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은 일을 더 오래하는 것과 저축을 더 늘리는 것에 대한 비교 분석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와 소셜시큐리티 연금 수령을 3~6개월 미루기만 해도 급여의 1%를 30년간 은퇴 자금으로 추가 저축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을 나타났다.  

보고서 작성자중 한명인 시타 나타라즈 슬라보브 조지메이슨 대학 정부 정책과 교수는 “은퇴 나이가 다가오는데 충분한 저축을 하지 못했다면 아직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음을 보여주는 연구 보고서”라고 자평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슬라브 교수와 보고서 내용을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해 보도했다. 


-무엇을 확인했나.

▲은퇴를 늦추고 일을 더한다면 은퇴후 수입이나 은퇴 생활수준에 매우 큰 플러스 효과를 가져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46세 고연봉 근로자가 은퇴를 대비해 충분한 저축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보자. 이 근로자는 앞으로 은퇴 직전까지 20년 동안 급여에서 추가로 10%씩 떼어내 저축을 하는 것과 은퇴를 늦추는 방법 중 어느쪽이 더 유리할 것인가를 비교해 봤다. 이 경우 은퇴 연령 66세(현재의 은퇴 연령)를 지나 29개월만 더 일을 한다고 해도 그가 10%씩 저축을 더 늘려나가는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추가로 저축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일을 조금만 더 오래해도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일을 더하면 효과가 큰 이유는 무엇인가.

▲소셜시큐리티 베니핏, 즉 소셜연금은 늦게 신청할수록 매달 조금씩 금액이 올라간다. 소셜 연금은 매달 조정되기 때문이다. 은퇴 연금을 1년만 늦춰도 평균 근로자의 소셜연금은 8%가량 오른다. 

만약 62세에 소셜연금을 받지 않고 4년을 더 기다렸다가 받는다면 은퇴 연금은 33%가량 늘어난다. 또 66세에 받지 않고 70세까지 연금 수령을 늦춘다면 연금은 32%가 늘어난다. 결론적으로 수령을 늦추면 소셜 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우리가 계산해 본 결과, 소셜시큐리티는 대부분의 은퇴 근로자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8%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비교해 직장 401(k) 또는 기타 은퇴 저축금은 일반 은퇴 근로자들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고작 20%에 그친다. 따라서 이들 은퇴 플랜의 투자 수익이 높다고 해봐야 은퇴자들의 일반 수입에 전체적으로 주는 영향은 미비한 수준이다. 

 -복리로 불어나는 장점이 있지 않나

▲저축을 더 하는 것과 비교해 일을 더 하는 효과는 은퇴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크다. 복리로 늘어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56세의 나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만기 은퇴 연령 이후에 한달 가량만 일을 더 한다고 해도 10년간 봉급의 1%를 추가로 저축하는 것과 맞먹는다. 

우리는 봉급 인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의 낮은 이자율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두말할 것 없이 조금이라도 더 일을 오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은퇴 나이가 가까운데 봉급 인상은 없다면 돈을 모으기가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우리는 소셜시큐리티를 언제 받아야 좋은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오고 있다. 사람들이 실제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언제 신청하는냐가 은퇴후 수입에 상당히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능하면 소셜 연금을 늦게 신청하는 것이 좋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셜 연금을 탈수 있는 연령인 62세가 되거나 일을 그만두자마자 소셜 연금을 신청한다. 이번 연구가 은퇴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재정 어드바이저들이 염두에 두는 보고서가 되길 바란다. 


-소셜시큐리티 규정이 바뀌면 어떤 일이 생기나 

▲이런 질문을 많이 해본다. 소셜시큐리티는 늦게 신청하면 은퇴 수입에 큰 영향을 주는데 왜 많은 사람들은 빨리 신청할 까. 

한가지 가능한 답변은 사람들이 소셜시큐리티 개혁으로 연금액수가 깎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바뀌기 전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는 가능하지 않는 시나리오라고 본다. 어떤 소셜 시큐리티 개혁도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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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미루고 일을 수개월 또는 수년을 더 일하는 것이 은퇴 저축을 늘리는 것 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는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Minh Uong/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