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시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 중 한명이라면 코로나바이러스나 그보다 더 심한 병원균에 감염되기 쉽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대기오염은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킨다. 그리고 이들 질환은 폐 감염에 대단히 민감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둘째,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기저질환 유무에 상관없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오염이 폐질환의 주범

외출자제령 이후 환자 격감

실내생활 때 간접흡연 줄이고

요리할 땐 공기환기 철저히

집주변 쾌쾌한 냄새원 제거를

천식환자는 흡입기 계속 사용

 

 

미국 폐협회 대변인이자 존스 홉킨스 대학 중증폐질환관리학과 조교수인 메레디스 맥코맥 박사는 “대기오염이 심해질수록 폐 감염 리스크 역시 급증한다”며 “동일한 조건 아래서는 심한 대기오염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사람들 가운데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업소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대기오염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맥코맥 박사는 대기오염 수치가 갑자기 치솟게 되면 급성 폐 감염으로 입원을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동차 배기가스 등 주요 오염원이 축소되면서 폐질한 입원환자들의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맥코맥 박사는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대기오염 노출위험이 수그러들지 않은 지역이 수두룩하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대표적인 대기 오염원으로 화력발전소와 정유공장을 꼽았다. 하지만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필수불가결한 주요 시설로 지정돼 가동중단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물론 앞으로 시설이 폐쇄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맥코맥 박사는 화력발전소와 정유공장 밀집지를 국내 대기오염 ‘레드 존’으로 지목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연방정부와 지방 정부의 잇따른 이동제한 조치로 대기오염의 수치는 현저히 떨어졌지만, 이에 대한 만성적 노출의 결과인 폐 손상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오염이 심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호흡기와 면역체계가 손상될 가능성 크다.   

대기오염에 대한 만성적 노출은 인종 및 빈곤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실제로 유색 인종은 대체로 대기의 질이 불량한 오염지역에 거주한다. 

게다가 오염물질을 쏟아내는 대형 시설은 주로 빈민가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연방 정부가 정한 소득기준에 따라 극빈층으로 분류된 1,800만 명의 미국인들은 국내에서 대기 질이 최악으로 꼽히는 지역에서 생활한다. 

그건 분명 나쁜 소식이다. 반면 희소식도 있다. 실외에서 대기오염에 노출되는 것은 대체로 통제가 불가능하지만 실내 공기오염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아마 예상하기 힘들지 몰라도 실내 공기가 실외 공기보다 훨씬 더 불량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많은 사람들에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실내 공기의 청정도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 코로나19 감염자들을 치료 중인 맥코맥 박사는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때에는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사례가 빈발한다며 흡연자는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번 기회를 계기로 삼아 금연을 시도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집 안에 흡연자가 있다면 미세먼지로 알려진 입자상오염물질의 수치가 실외보다 더 높이 올라간다”고 밝혔다. 

맥코맥 박사는 또 “흡연자는 금연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최소한 집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는 등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담배도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폐에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환기를 하지 않은 채 음식물을 기름에 튀기거나 요리하는 것 역시 실내 공기를 크게 오염시킨다. 가스스토브를 사용할 때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고기 굽는 연기에 실려 떠다니는 미세분진은 폐를 심하게 자극한다. 이처럼 연기와 냄새가 많이 나는 요리를 할 때에는 스토브 환풍기를 돌리고 창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도 단서가 따라 붙는다: 주요 오염원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창문을 여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런 지역에 거주한다면 건강에 투자하는 셈치고 공기정화기를 장만하는 것이 좋다.  

앨러지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집 주변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출처가 어디인지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맥코맥 박사는 “곰팡이가 천식을 악화 시킨다”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이야말로 습한 구석이나 물이 스며들어 얼룩이 진 벽면 등 손상이 일어난 부분을 손질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요즘은 집안의 해충방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쥐와 바퀴벌레는 천식을 유발한다. 맥코맥 박사는 해충이 드나드는 통로를 차단하고 쥐와 바퀴벌레가 꼬이지 않도록 음식물을 적절하게 저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천식환자는 흡입기(inhaler) 사용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맥코맥 박사는 코로나19로 판박이 일상이 뒤집어진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적절한 흡입기 사용 시점을 놓치기 쉽다고 경고하고 “흡입기는 폐 감염에 취약한 천식환자들의 일차 방어무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맥코맥 박사는 “실내 오염 노출 경로 중 상당부분은 얼마든지 효과적인 통제가 가능하다”며 “코로나-19는 리스크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폐에 해를 끼치는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y Zoe Schlanger>

 

중국 우한의 임시 병원에서 한 의사가 CT 스캔을 판독하고 있다. <AP>
중국 우한의 임시 병원에서 한 의사가 CT 스캔을 판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