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손자 스테판이 편두통을 앓기 시작한 것은 8살 때였다. 편두통이 덮치면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드러누워 잠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보통 

한두 시간 후면 편두통은 사라졌다. 하지만 편두통 증상이 약화되기 전에 

그 아이는 토하기도 했다. 그럴 때는 그 아이와 주위 사람들이 토사물을 받을 수 

있는 봉지를 늘 준비해 가지고 있어야 했다.

 

 

기능성 식품과 올바른 생활습관

발병 횟수·통증시간 크게 줄여 

“참아, 두통일 뿐이야" 안돼

‘대책없는 편두통’ 잘못된 정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주지 말아야

 

 

스테판이 사춘기가 됐을 때 편두통은 처음 왔을 때처럼 신기하게도 멈췄다. 스테판은 두통으로 고통받기는 했어도 할머니보다는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나의 편두통은 사춘기 무렵 시작됐다. (처음에는 부비강 두통으로 잘못 진단됐다.) 한 달에 세 번, 한 번 시작되면 사흘간 계속되는 편두통은 폐경기가 될 때까지 계속됐다. 

 

잠을 자면 편두통이 사라질 때도 있었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그때는 어떤 처방약으로도 두통을 치유하거나 예방할 수 없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 코치와 의사 선생님들, 이들처럼 어린이나 청소년과 늘 함께 생활하거나 이들을 돌보는 이들은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편두통을 호소할 때 “참아, 그냥 두통일 뿐이야”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편두통은 그냥 두통이 아니다.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편두통을 온몸이 아픈 것처럼 통증을 가져오고, 밝은 빛과 소음에 아주 민감하다. 메스껍고, 쉬고 싶을 뿐 아무 일도 집중할 수가 없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머리 통증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나, 대신 토하거나 위장에 통증을 느끼는 등 소화기 장애증상을 앓게 된다.

편두통은 유전적인 질환이며 식구들 중에 편두통을 앓는 이가 여럿 있을 수 있다. 머리가 쿵쾅거리고, 욕지기가 나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사춘기 전에는 편두통을 앓는 비율이 남녀가 비슷하지만, 사춘기 이후에는 남자아이들의 경우 남성 호르몬의 분출이 편두통 공세를 압도하지만 여자아이들은 그렇지 않아 편두통을 앓는 여자의 비율이 남자보다 훨씬 높다.

편두통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600만 명이 넘지만 다행인 것은 내가 10대나 폐경기 전일 때보다는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망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지난 8월 미 신경학회와 두통학회는 어린이와 청소년 편두통을 완전히 치료하거나, 완치하지는 못하더라고 발병 횟수와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편두통 치료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 2004년 두 학회가 편두통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처음 발표한 후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편두통 치료와 예방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고 신시내티 아동병원의 두통센터 디렉터 앤드루 허쉬 교수는 전했다.

한 달에 15일 이상 편두통으로 고통 받는 만성 편두통 환자인 청소년들에게는 지금 최소한 한 가지의 효과적인 예방 치료법이 있다. 그것은 인지행동 치료와 아미트리프틸라인(Elavil)이라고 불리는 항우울제 복용을 병행하는 것이다. 편두통이 급습해 전신에 통증을 가져오는 긴급한 상황에서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는 이부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 계통의 소염제나, 아니면 이미트렉스, 맥살트, 혹은 조밍 같은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처방약인 트립판을 쓸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무작위로 뽑은 361명의 청소년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CHAMP라고 명명된 실험을 한 결과, 항우울제나 간질 치료약 토마맥스, 둘 중 하나를 복용한 그룹과, 가짜 약을 복용한 그룹 모두에게서 편두통을 앓는 날이 50% 이상 줄어드는 이른바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오히려 진짜 약을 투여 받은 그룹에서는 약 부작용이 목격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허쉬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한 것은 많지 않다.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옵션을 제공했다. ‘매일 예방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편두통이 고통스럽니?’라고 물은 뒤 환자들에게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에 대한 기대가 임상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환자들에게 약을 오래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 이같은 기대를 임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편두통의 발발 빈도가 월 2~3회로 줄고, 한 시간 내 편두통이 사라진다면, 예방약을 중단할 수 있고 편두통이 생겼을 때 대증 치료에 들어가면 된다”.

이 실험에서 드러난 결과를 바탕으로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소아두통 프로그램 디렉터인 소아 신경전문의인 크리스티나 스즈페카 박사는 이렇게 제안한다. 즉, 임상의들은 청소년 환자들에게 편두통 발병 빈도를 줄이기 위해 처음에는 마그네슘이나 리보플라빈(비타민 B12)같은 기능성 식품과 함께 충분한 수분 섭취, 아침을 거르지 않는 등 규칙적인 식사, 숙면과 운동 등 생활습관을 바로 잡는 방법을 시도해 볼 것을 제안한 것이다.

그녀는 ‘뉴롤로지라이브’라는 신경의학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이같은 시도가 매일 약을 복용하는 것처럼 편두통 환자를 도울 수 있고, 몸이 치유로 나아가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면 처음에는 이처럼 무해한 방법을 시도해 보도록 제안했다. 그런 다음 이같은 기능성 식품이 효과가 없을 때 처방약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UC 샌프란시스코의 어린이와 청소년 두통 프로그램 디렉터인 에이미 겔펀드 박사는 리보플라빈과 함께 멜라토닌을 투여했을 때 편두통 발발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촉진하는 천연 호르몬으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나 그 가족들이 편두통에는 대책이 없다고 듣고 있지만, 그건 잘못된 메시지다. 치료를 받으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겔펀드 박사는 말했다.

흔히 간과되고 있는 것은 스트레스가 편두통의 중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편두통의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아이들은 “뭔가 걱정할 때, 두통이 온다”고 내게 말했다. 요즘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가려면 공부도 잘해도 하고, 운동도 잘해야 된다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압박감이 심하고 그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를 너무 강요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스즈페카 박사는 말했다.

오래 전부터 특정 식품들, 예를 들어 초콜렛이나 숙성 치즈, 가공육, 오렌지나 귤 같은 시트러스, 인공감미료 등이 편두통을 불러올 수 있다고 이야기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편두통이 엄습하기 전, 그 전조 과정에서 단 것이 당기는 일이 종종 있어 초콜렛이 편두통을 불러온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겔펀드 박사는 말했다.

특정 음식이나 상황 등이 편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상황일 때 편두통이 시작되는지 일지를 적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여성은 어떤 종류든 옥수수나 옥수수가 들어간 식품을 먹었을 때 편두통이 시작된다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푸드 다이어리를 적었다. 

만일 편두통을 앓고 있는 아이의 주치의가 편두통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소아 신경전문의나 두통 스페셜리스트의 검진을 받아 보도록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By Jane E. Br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