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시도 총격 현장 긴박했던 10여분
국경문제 발언 중 총소리에 청중들 비명
피투성이 트럼프 주먹불끈“싸우자”외쳐
‘따다다닥(연발 총성)’ ‘아아악(비명소리)’ ‘엎드려!’
지난 13일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근교의 소도시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사건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순간’이었다. 언론과 중계 영상 등에 따르면 총격은 연설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 문제를 거론하던 순간에 발생했다. 그가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보라”고 말하는 순간 ‘따다다닥’하고 마치 팝콘을 튀기는 듯한 연발 총성이 들렸다.
총성과 거의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귀를 만진 뒤 반사적으로 단상 아래로 몸을 숙였다. 그 직후 “엎드려, 엎드려”, “총격이다” 하고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와 청중들의 비명 들리며 유세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또 전·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무대 위로 황급히 뛰어 올라 그를 감쌌다.
총소리가 들린 지 약 15초 후에는 청중들 사이에서 부상자가 확인된듯, 여성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 뒤로 수십초 동안 화면에는 빈 연탁과 그 아래에 엎드린 트럼프 대통령 및 경호 요원들, 주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청중들의 모습이 잡혔다.
그 사이에도 연단에 켜져 있는 마이크를 통해 경호 요원들이 “기다려, 기다려”, “준비됐습니까”, “움직여”, “총격범이 쓰려졌다”, “이동해도 되나”고 소리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태와 주변 상황을 살피는 긴박한 상황이 그대로 전달됐다.
총성이 들린지 약 1분이 지난 시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 요원들의 부축을 받은 채 일어섰다. 요원들이 “안전하다. 움직여”, “조심해”라고 외치는 가운데 긴장한 듯한 표정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몸을 추슬렀다. 그는 이동하기 전 “신발 좀 챙기자”라고 경호원들에게 여러차례 이야기하기도 했다.
오른쪽 귀와 얼굴에 피가 묻은 상태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중들을 향해 괜찮다는 듯이 주먹을 여러차례 치켜들어 보이며 소리쳤다. 이 때는 마이크가 꺼져 정확히 그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Fight(싸우자)”를 계속 외친 것으로 전해졌고, 청중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일부는 “USA, USA!”를 연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 요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연단을 내려와 아래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탔다. 그는 차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청중들에게 손짓으로 화답하고 차를 타기 직전에는 또다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장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는 모습은 현장에 있던 주요 언론사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돼 전세계에 타전됐다. 일부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한 모습도 있었다.
유세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총성이 울린 뒤 긴급히 몸을 숙였으나 일부 지지자들은 휴대전화로 퇴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총성이 울린 지 2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상황은 일단 종료됐다. 현장에 있던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비밀경호국이 기자석을 비우고 청중들을 밖으로 이동시킨 뒤 유세 현장을 범죄현장으로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주 경찰은 무대 오른쪽 관중석 일부를 노란색 테이프로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