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스타 조핸슨 주장
“챗봇이 내 목소리 베꼈다”
성우들도 집단 소송 제기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실제 인간처럼 기능하는 새 AI 모델 ‘GPT-4o’(GPT-포오)를 전격 선보여 놀라움의 충격파를 던진 가운데, 챗GPT의 음성 서비스 중 하나인 ‘스카이’가 할리웃 유명 배우 스칼렛 조핸슨(사진·로이터)의 목소리를 모방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AI 시대의 부작용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13일 보고 듣고 사람과 음성으로 자연스럽게 대화까지 할 수 있는 새 인공지능(AI) 모델 ‘GPT-4o’를 공개했는데, 이후 지난 19일 블로그에 “우리는 챗GPT, 특히 스카이(Sky)의 목소리를 어떻게 선택했는지에 대한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스카이 사용을 일시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AI 모델은 기능뿐만 아니라 사람이 AI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2013년 개봉작 영화 ‘그녀’(Her)가 현실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스카이라는 이 모델의 음성이 영화 ‘그녀’ 속 AI 목소리의 주인공인 스칼릿 조핸슨과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조핸슨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조핸슨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두 차례나 목소리 사용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는데도 올트먼이 자신과 유사한 목소리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핸슨은 성명에서 “가까운 친구들과 미디어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내 목소리와 너무 흡사해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오픈AI 측은 “요한슨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그녀만의 자연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다른 전문 배우의 목소리”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우의 이름을 공유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결국 음성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성우들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집단소송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성우인 폴 레어맨는 지난해 여름 팟캐스트를 듣다가 챗봇이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공교롭게도 그 챗봇은 AI의 부상이 작가, 배우 등의 생계에 미치는 위협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해당 챗봇은 UC 버클리 출신들이 2019년 설립한 음성합성 전문 스타트업 ‘로보’의 기술을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로보는 역시 성우인 레어맨의 부인 리니아 세이지의 목소리도 도용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들 부부는 투자자 설명회를 포함해서 로보의 홍보 활동에도 세이지의 목소리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서 세이지는 2019년 프리랜서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라디오 대본 녹음과 관련해 익명의 고객으로부터 약 400달러를 받았고, 이후 로보의 직원으로 알려진 그가 “결과물은 테스트용이며 내부적으로만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7개월 후엔 레어맨이 다른 익명 인사에게서 1,200달러짜리 의뢰를 받았고 녹음 내용은 연구 및 학술 목적으로만 사용된다고 들었다. 그러다가 2022년 4월 유튜브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영상에 자기와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들 부부는 변호사까지 써가며 어찌 된 영문인지 파악하려고 애쓰던 중에 문제의 팟캐스트를 들었고, 이들은 로보가 텍스트 음성 변환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개선할 목적으로 허가나 보상 없이 음성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들을 대표해서 뉴욕남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