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인구위기 조명…학생 부족에 폐교 위기
한국에서 젊은 세대의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인구위기가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된 가운데 시골학교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LA타임스(LAT)는 8일 신문 프론트면에 실린 서울 특파원발 기사에서 한국 인구위기와 관련해 시골학교들이 학생 수 부족으로 생존 위기에 놓인 현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LA타임스가 기사에서 언급한 학교는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도창초등학교. 도창초교는 학생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몰렸다가 올해 3월 전교생 17명으로 어렵게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이면에는 작년 9월 이 학교에 부임한 이은숙(56) 교장의 교육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교장은 시골의 작은 학교들이 인구 위기의 해법이라는 신념에 따라 강원도 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입학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폐교를 막으려고 팔방으로 뛰어다녔다.
다행히 도창초교는 일단 폐교 위기를 모면했지만, 장기 전망은 암울하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지난 10년 사이 철원군 내 초등학교 연령 학생 수는 2,687명에서 1,832명으로 줄었다. 철원군 내 16개 초등학교 대부분에서 학생이 줄었다.
신문은 한국에서 시골학교 수의 감소는 1960년대와 1970년의 급격한 산업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이 시기 농촌과 어촌에서 젊은이들이 대거 일자리와 좋은 교육, 의료, 교통 여건을 찾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 현상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시골의 초등학교 수는 1982년 약 5,200개에서 최근 약 4,000개로 줄었다고 LAT는 전했다.
휴전선에 인접한 철원군도 학생이 줄기는 마찬가지다. 도창초교가 폐쇄될 경우 그나마 남아있던 지역의 활력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민 하모(79)씨는 “언제 우리가 학생들을 보겠느냐”며 “학교 운동회 때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현재 전세계 최저인 0.78명까지 떨어졌다. 현재 한국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출산율 2.1명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LAT는 한국의 낮은 출산율이 경제와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위협하는 실존적 위협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인구 감소로 북한에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