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 등으로 막히는 질환이‘심근경색’이다. 급성 심근경색은 발생한 즉시 치료해도 사망률이 30~40%나 되고, 증상이 심각하면 1~2시간 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최근 고령화로 인해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9만9,647명에서 2021년 12만6,342명으로 5년 새 26.78% 증가했다.
■칼로 찌르는 듯한 ‘흉통’ 발생
심근경색은 소리 없이 찾아와 심장을 겨누는 일종의 ‘자객’이다. 하지만 위험을 키우는 것은 ‘자신’이다. 담배를 계속 피우고, 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고혈압 등 3대 만성질환을 방치하는 등의 나쁜 습관이다.
또한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으면 돌연사할 위험이 3~4배 높다. 담배를 피우고 이상지질혈증ㆍ고혈압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이 6배가량 높다.
급성 심근경색 주증상은 숨이 차거나, 가슴이 뻐근하거나 뜨겁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이다. 특히 가슴 가운데 통증이 느껴진다. 드물게 가슴 왼쪽이나 오른쪽, 배 부위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환자도 있다. 가슴 통증은 ‘찢어지는 듯하다’ ‘칼로 찌르는 듯하다’ ‘쥐어짜는 듯하다’ 등으로 표현된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20~30분 정도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119로 전화해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1시간 이내에 치료해야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 이상 넘어가면 생명이 위험하다.
가족에게 이송을 부탁하거나 직접 차를 운전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직접 운전하다가 갑자기 쇼크가 발생하거나 심근경색 합병증인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텐트 삽입 중재 시술로 치료
심장 근육이 오랫동안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 점차 죽는다. 막힌 지 오래된 후에 혈관을 뚫으면 뚫어진 혈관으로 혈액이 공급돼도 이미 죽은 심장 근육은 다시 소생되지 않는다.
급성 심근경색 치료는 완전히 막힌 혈관을 다시 이전과 같이 뚫어주는 것이다. 박창범 교수는 “심근경색은 가슴 통증이 발생하고 2시간 이내 치료받는 것이 경과(예후)가 가장 좋다”고 했다.
심근경색의 골든 타임은 2시간으로 볼 수 있고, 8시간 이내 치료를 받는 것도 경과가 나쁘지 않지만 12시간이 지나면 경과가 좋지 않고, 24시간이 지나면 막힌 혈관을 뚫어줘도 심장 기능은 거의 회복되지 않는다.
표준 치료법은 ‘스텐트 시술(관상동맥 중재 시술)’이다. 심장혈관이 막힌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유로키나제’ 같은 혈전 용해제를 이용한 약물 요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혈관이 70% 이상 막혔으면 스텐트 등을 이용한 1차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시행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90% 이상을 스텐트 시술로 치료하고 있다.
스텐트 시술은 손목ㆍ손등ㆍ허벅지 등에 있는 혈관을 통해 스텐트를 넣어 막힌 부위에서 확장해 혈관을 뚫는 치료법이다.
이수남 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대부분 손목 혈관(요골 동맥)을 이용하지만 혈압이 떨어져 맥박이 없는 등 이를 통한 시술이 어려우면 대퇴 동맥을 통해 시술한다”고 했다.
막힌 핏줄을 다시 열기 위해 풍선 도자로 막힌 부분을 넓히고 혈관 크기에 맞는 지름(관상동맥 지름은 보통 2.5~4.5㎜)의 스텐트를 넣어 혈관 내벽을 지지함으로써 다시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최근에는 스텐트 표면에서 약물이 방출돼 재협착을 막는 ‘약물 방출 스텐트’가 주로 쓰이고 있다.
박창범 교수는 “치료받은 환자의 5~10% 정도에서 삽입된 스텐트 부위가 다시 좁아지는 재협착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다시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기본적으로 생활 습관ㆍ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생활 습관 관리는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뭐든지 균형 있게 적당히 먹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걱정 없이 푹 자면 그것이 생활 습관 관리다.
질병 관리란 심근경색의 위험 요인인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당뇨병 등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약 먹는 걸 싫어하지만 약보다 안전성이 검증된 것은 없다. 유행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것보다 질환 치료제를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