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7개홀서 5타 줄이는 뒷심 발휘, 5자녀 아빠…우승상금 127만 달러
웹 심슨(35·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71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오르며 2019-2020시즌 두 번째 우승과 함께 페덱스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심슨은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7,09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로 7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심슨은 2위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21언더파 263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27만 8,000달러다.
2012년 US오픈 챔피언인 심슨은 2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 이어 이번 시즌 2승이자 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심슨은 페덱스컵 포인트 1,573점을 쌓아 1위로 도약했다. 1위를 달리던 임성재(22)는 이 대회에서 컷 탈락, 저스틴 토머스(1,543점)에 이어 3위(1,526점)로 밀렸다.
전날 3라운드까지 심슨, 안세르를 비롯한 공동 선두만 4명, 선두부터 2타 차 안에 15명이 몰린 초접전이 마지막 날에도 이어졌다. 번개 등 악천후로 마지막 조가 2번 홀 경기를 치를 때 중단됐다가 3시간 가까이 지나 재개한 뒤 수시로 공동 선두와 단독 선두가 바뀌는 혼전 양상이 계속됐다.
초반은 심슨, 안세르, 라이언 파머(미국)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티럴 해턴(잉글랜드)의 무대였다. 재개하자마자 2∼3번 홀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탄 해턴은 5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m가량에 붙인 뒤 버디를 추가, 18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안세르, 브룩스 켑카(미국) 등이 따라붙자 해턴은 12번 홀(파4)에서 한 타를 더 줄여 치고 나갔지만, 13번 홀(파4) 첫 보기 이후 주춤했다. 호아킨 니만(칠레), 대니얼 버거(미국)도 공동 선두를 오가며 후반에도 우승의 향방을 점치기 어려웠으나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자 심슨의 뒷심이 빛났다.
전반 2타를 줄인 데 그친 심슨은 12∼13번 홀 연속 버디로 선두권에 돌아오더니 15번 홀(파5) 투온 투 퍼트 버디를 시작으로 3개 홀 연속 버디 행진을 펼쳐 단숨에 22언더파로 2위 그룹과 2타 차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안세르가 17번 홀(파3) 버디로 마지막까지 압박했으나 심슨은 18번 홀(파4) 만만치 않은 파 퍼트를 침착하게 넣고 승기를 굳혔다.
2010년 결혼해 5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이자, 6남매 중 다섯째인 심슨은 ‘파더스데이’인 이날 부친이 좋아한다는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우승을 일궈냈다. 원래 이 주에는 전통적으로 US오픈이 열려 심슨은 2012년 아버지의 날에는 메이저 챔프에 오른 바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투어 일정이 조정되면서 RBC 헤리티지가 열렸다.
심슨은 “US오픈 우승 때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던 게 생생하다. 전화를 받았을 때 아버지는 그저 웃고 계셨는데, 오늘 그 웃음이 그리울 것 같다”면서 “오늘 아침에도, 코스에서도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골프를 사랑했다”며 지금은 고인이 된 아버지를 떠올렸다.
해턴과 버거가 공동 3위(20언더파 264타), 니만과 서지오 가르시아가 공동 5위(19언더파 265타)로 대회를 마쳤다. 켑카가 7위(18언더파 266타), 토머스가 공동 8위(17언더파 267타)로 뒤를 이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41위(11언더파 273타)에 자리했다.
한편 PGA 투어 일정은 25일 코네티컷주 크롬웰에서 막을 올리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으로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