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수퍼보울 패배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 월스트릿저널(WSJ)은 올해 수퍼보울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우승했다면 우승 퍼레이드가 이어졌을 테고, 이 경우 코로나19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2월2일 벌어진 수퍼보울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캔자스시티 칩스에 20-31 역전패를 당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미국 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바로 그날 수퍼보울 아침에 UC 샌프란시스코(UCSF)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만약 수퍼보울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승리했다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우승 축하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좁은 인도를 가득 메웠을 것이 분명했다.
이 경우 우승 퍼레이드가 ‘수퍼 전파자’ 역할을 하며 경로를 알 수 없는 수많은 감염자를 양산하고, 또 이들이 또다시 감염자를 낳는 악순환이 이어졌을 것이라고 WSJ은 판단했다.
밥 워터 UCSF 의과대학 학과장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는 가슴 아픈 패배였지만 덕분에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페인 독감이 퍼졌던 1918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아찔했다고 WSJ은 전했다.
당시 스페인 독감이 번지는 와중에 미국 필라델피아는 9월 전쟁 공채 모집 퍼레이드를 강행했다. 20만명 이상이 퍼레이드에 참석했고, 그중에 2,600명이 숨졌다.
수퍼보울 2주 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아탈란타와 발렌시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려 4만명 이상이 관람,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