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차지하는 팀 내 입지는 크다. 전력뿐만이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그렇다.
류현진의 입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은 토론토의 시범경기 홈 개막전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가 열린 24일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여러 차례 포착됐다.
이날 토론토 구단은 시범경기 홈 개막전을 맞아 경기 시작 3시간 전 팬들의 출입을 허용해 선수들과 접촉할 기회를 줬다. 많은 팬은 지정 구역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사인 요청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는 일본 출신 투수 야마구치 순은 이례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을 해줬다.
이때였다. 한 현지 팬은 야마구치를 향해 “류현진 선수, 사인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류현진에게 사인을 받으려다 야마구치를 류현진으로 착각한 것이다. 야마구치는 당황한 듯 어색한 웃음을 지은 뒤 클럽하우스로 이동했다. 이날 많은 팬은 류현진을 향해 “류~”라고 외치며 사인 요청을 하기도 했다.
토론토 구단도 새 에이스를 알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토론토 구단은 경기장 내 기념품 가게를 처음 열었는데, 배번 99번이 새겨진 류현진의 유니폼을 가장 보기 쉬운 곳에 배치해 판매했다.
아직 첫 경기도 치르지 않은 이적 선수의 상품을 판매하는 건 이례적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의 경우, 시범경기 기념품점에서 김광현과 관련한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구단 핵심 관계자들의 기대도 크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로스 앳킨슨 토론토 단장은 “류현진은 특별한 존재”라며 “그는 매우 쉽게 우리 팀에 적응하고 있다. 우리에겐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