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더욱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보스턴 레드삭스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2018 시즌에 비디오 리플레이룸을 통해 상대팀의 사인을 훔쳤다고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7일 보도했다.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 선수들은 비디오 판독방에서 볼 수 있는 화면을 통해 상대팀 사인의 해독법을 파악한 뒤 이를 덕아웃에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 정보를 넘겨받은 덕아웃에서는 누상에 있는 주자에게 수신호 등으로 투구 정보를 알려줬다고 한다.
보스턴 구단은 디 애슬레틱에 실린 인터뷰에서 “우리 구단의 비디오 판독방을 통해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면서 “우리는 이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그 문제와 관련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에 충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도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방을 통한 상대팀 사인 훔치기는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8년 시즌에 ‘연습용’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다수의 보스턴 관계자들은 이런 사인 훔치기를 포스트시즌에는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의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비디오 판독방 모니터 앞에 직원을 배치시켜놓았기 때문이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보스턴이 LA 다저스와의 2018년 월드시리즈에서 승리할 때는 직접적으로 사인 훔치기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정규시즌에 보스턴이 다저스를 포함한 다른 팀들의 사인 체계를 파악하고 있었고 그 사인 체계가 플레이오프에서도 큰 변화없이 사용됐다면 결과적으론 도움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2018년 보스턴에 있었던 한 소식통은 “그것은 부정행위였다”면서 “카메라의 줌 기능을 이용해 캐처의 사인시스템을 파악한 뒤 이 정보를 주자에게 전달하면 따로 사인을 훔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MLB 사무국은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사무국은 “커미셔너가 이미 지난 2017년 9월15일 전 구단에 전자기기나 비디오 판독방을 활용한 부정행위를 중대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보스턴 구단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스턴의 감독을 맡은 첫 해인 2018년 시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알렉스 코라 감독은 직전 시즌인 2017년엔 휴스턴의 벤치코치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는데 이미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연루돼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에 따라 코라 감독은 두 케이스로 모두 조사를 받게 됐다.
<로스앤젤레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