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건물 붕괴해 사람들 갇혀
규모 5.8 여진 80여차례 발생
부상자 수십명…“최소 4명 숨져”
지난 10월 강진으로 사상자가 잇따라 발생한 필리핀 남부에서 15일 또 규모 6.8 지진이 발생해 6세 소녀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1분께(현지시간) 인구 120만명이 넘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다바오주에서 서남쪽으로 61㎞ 떨어진 곳에서 강진이 일어났다. 진원의 깊이는 28.2㎞로 관측됐다.
USGS는 지진의 규모를 처음에는 6.9로 발표했다가 6.8로 낮췄다. 이에 따른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아직 정확한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필리핀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 따르면 본진 이후에도 최대 규모 5.8에 달하는 강한 여진이 80여 차례나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바오주 마타나오 지역 관리는 지진 당시 벽이 무너져 6세 여아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라디오에 말했다.
또 구조당국은 진앙과 가까운 파다다에서 3층짜리 시장 건물이 붕괴하면서 최소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는 식료품 잡화점이 자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한 건물에서 6명이 구조됐지만, 몇 명인지 알려지지 않은 시민들이 무너진 건물 안에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막사이사이 지역에서도 지진으로 인해 최소 14명이 부상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AFP통신은 현지 관리를 인용, 부상자가 62명까지 집계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파다다에서 찍힌 것으로 알려진 사진에 건물이 무너져 차량을 덮친 모습이 담겼다고 전했다.
마타나오 지역 책임자는 dpa 통신에 “오늘 지진은 지난달 지진보다 더 강력했다”면서 “거대한 롤러가 땅 아래로 지나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도망갈 수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지 라디오는 강한 여진으로 인해 필리핀 최남단 항구도시인 제너럴산토스시티의 전기가 끊겨, 병원 한 곳의 환자들이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는 진동으로 인해 전깃줄이 흔들리고 다수의 불꽃이 튀는 장면들과 호텔 수영장의 물이 흘러 넘치는 광경 등 지진 당시의 충격을 가늠케 하는 사진들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진 발생 당시 다바오시의 자택에 있었지만, 피해는 없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민다나오 지역에서는 지난 10월과 11월에 4차례의 강력한 지진이 덮치며 2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필리핀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어 연중 크고 작은 지진이 잦다. 2013년 10월에는 필리핀 중부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나 220명이 숨졌고, 1990년 7월에는 루손섬 북부에서 7.8의 강진이 발생해 약 2,400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