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1,500kg...미국인 11명 부상
한국 등 각국 대사관 건물 파손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공관 밀집지역에서 31일(현지시간) 차량을 이용한 대형 자폭테러가 발생해 80명이 숨지고 350여 명이 다쳤다고 아프간 보건부가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께 카불의 와지르 모함마드 아크바르 칸 지역에서 자폭테러범이 폭발물을 실은 저수탱크 트럭을 폭발시켰다. 테러가 발생한 곳은 독일대사관 앞 잔바크 광장 부근이다. 주변에는 각국 대사관과 정부청사 등이 몰려있으며 대통령 궁도 인근에 있다. 외신들은 저수탱크 트럭에 1,500kg의 폭발물이 실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폭발은 사방 1㎞ 이내에 있는 공관과 관저, 상가와 식당 등 주변 건물들의 창문이 날아갈 만큼 위력이 강했으며 주변에 있던 차량 50여 대도 심하게 부서졌다. 이 폭탄테러로 미국인 최소 11명이 다쳤다고 미국관리들이 전했다.
폭발물 테러로 독일 대사관은 건물 전면부가 모두 부서졌으며, 인근의 인도, 프랑스, 중국, 터키 대사관 건물도 파손됐다. 테러 지점에서 700여m 떨어진 한국대사관도 본 건물에 딸린 가건물 지붕이 내려앉았고 직원숙소 문이 부서졌으며 상당수 유리창이 깨졌다. 카불에는 한국인 25명이 거주 중이나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은 이 테러가 최근 아프간에서 잦은 테러를 벌이고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탈레반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저지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31일 대형 폭발물 테러로 건물이 부서지고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으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카불 외교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