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세계를 향한 기쁨의 여정이 시작되고 있다.
그의 생애에 있어서 아를르 시절은 자신의 영혼과 마음이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는 안정된 시기였다. 동생 데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10년 전에 이곳에 왔어야 했는데 하고 기쁨의 탄성을 터트리고 있다. 파리의 날씨와는 다른 아를르의 온화한 날씨, 따뜻한 햇볕과 봄바람에 그의 지쳐있던 심신과 영혼이 빠르게 회복되어 삶의 활기를 찾게 된다.
그는 지금까지 격랑의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기에 마음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고흐의 아를르 시절은 화가로서 그의 독창성 있는 스타일이 꽃 피는 시기였다.
이 시기에 아를르의 풍취 속에서 쏟아져 나온 200여점의 작품은 밝은 색채의 향연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고흐의 <복숭아꽃이 만발한 아를르 풍경>은 경이적인 봄의 세계이다.
복숭아꽃, 살구꽃, 매실 꽃, 배꽃이 고흐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봄의 화사한 햇살을 받아 꽃망울 터트린 과수원의 풍경에 고흐의 가슴은 한껏 부풀어 있었으리라. 연분홍 빛 꽃이 만발한 과수원의 봄기운이 고흐의 상한 마음과 영혼을 어루만져 주었다.
고흐는 어느덧, 생동하는 봄의 정경을 포착해 섬세하게 화폭위에 옮기고 있었다.
온 누리에 밝은 햇볕이 흘러넘치는 순간을 화려한 색채로 캔버스 위를 물들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순수한 열망을 화폭위에서 풍요롭게 전개시켜 나가는 희열에 차 있지 않는가. 그의 신선한 의식은 자연과의 영적인 교감의 조화를 지향하고 있었으리라.
그의 작품의 평화와 기쁨이 깃들어 있는 세계를 감상하고 있는 나의 마음도 풍요와 위안을 얻고 있다. 고흐의 그림이 마음을 흔드는 힘은 무엇일까? 강렬한 색채로 어필해 오는 특성만은 아닐 성싶다. 고흐의 그림이 마음을 흔드는 것은 삶의 환희를 가슴에 고동치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의 회화는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일까? 그의 일상적인 삶의 터전이 아니던가?
그의 의식과 내면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진실한 삶을 지향하는 예술가로서 가치추구의 모습이 회화의 세계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 아닐는지.
고흐가 작품의 주제로 선택했던 보편성의 세계는 자연의 질서와 조화가 아름답게 이루어진 세계(풍경화)이며 이웃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진솔한 모습(인물화)들이다.
고흐는 일상적인 삶에서 만나는 보통 사람들의 자연스런 표정에서 정감어린 사랑의 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들과 삶의 체험의 동질성과 공감대를 회화에서 형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웃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고흐가 진정한 소통을 원했으나 세상 사람들은 고흐의 맑은 심성과 그의 처절한 영혼의 절규와 사랑의 열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편안함과 동시에 그의 쓰라린 체험과 고통에 일체감을 갖게 되는 것은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고통스런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다.
고통 가운데서도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화폭위에 강렬한 색채감으로 살려냈던 그의 불굴의 정신과 이웃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할 것 같다.
그의 아를르 시절의 작품이 나의 영혼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위안이 되고 있어 따뜻한 봄날에 행복감에 젖어 있다.
<복숭아꽃이 만발한 아를르 풍경>은 고흐의 삶의 여정에서 가장 행복했던 풍광이 아름다운 아를르 시절에 탄생한 작품이 아니던가. 화사한 봄기운이 화폭 전체에 흘러넘치는 이 작품은 밝은 청 녹색의 뛰어난 색채감으로 풀어내고 있다.
고흐는 길가의 풀 한 포기에서도 약동하는 봄날의 생명력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푸른 하늘의 희고 작은 조개구름(권적운)이 군집해 물결을 이루고 있는 모양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의 예리한 관찰력에 의해 포착된 순간의 신비스런 결정체가 화폭 위에서 생동감 있게 살아나고 있다.
고흐의 사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는 명화가 가슴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그의 아를르 시절의 그림(카피)들은 해마다 달력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명화의 반열에 올라 있다.
고흐의 <복숭아꽃이 만발한 아를르 풍경>은 <라 그로 평원> <해바라기>등과 함께 만인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아름다운 명화로 자리 매김한지 이미 오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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