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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시] 겨울을 난다는 것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1-16 09:20:16

시, 윤배경,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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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배경(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겨울을 난다는 것은 상수리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 듯

마음 한 칸을 비어 놓는 일

빈 곳에 한기가 들어도 잠시 내버려두는 일이다

 

겨울을 난다는 것은 언제 올지 모를

눈을 기다리는 일

오래된 슬레트 지붕,타다만 연탄재, 검정 전화기,쓰레기 하치장, 유기견의 사체 위에 하얗게 눈이 내려주기를,

세상이 잠시라도 순백해지기를 바라는 일이다

 

겨울을 난다는 것은

창가에 앉아 긴 밤을 세우는 일

가난과 비루함과 허무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비우지 못하는 까닭을, 검은 빙하가 흐르는 하늘 속 여전히 별빛이 따뜻한 까닭을,

편지지에 긁적거려 보는 일이다

 

겨울을 난다는 것은 먼동이 트기 전

외투를 챙기는 일

새벽 별들이 모닥불을 쬐고 있을 때

세상을 가득 안은 눈의 속살이 환하게 부스럭거릴 때, 느릿느릿 비워둔 마음 한 칸까지 걸어가 우표 없이 문장 한 통을 부쳐보는 일이다

 

창가로 다시 돌아오는 길 눈과 별들이 낡은 전화기로 통화하는

바람의 말들을 잠시 들어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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