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건초염, 손목터널증후군과 증상 달라
과도한 손목 사용 원인… 양치질 힘들 정도
최상 치료법은‘휴식’… 반복된 동작 피해야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손목은 평소 움직임이 많은 부위인 데다 힘줄·근육·근막 등 다양한 부분이 있어 잘못 사용하면 통증·염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손목건초염이 생기면 통증 등으로 다양한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손 사용하는 게 두려워질 수 있다.
손목건초염은 손이나 손목의 과다 사용 등으로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힘줄(신전근건)에 손상이 발생하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건초(sheath of tendon)’는 힘줄을 칼집처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이다. 근육을 움직일 때마다 건이 건초 안을 왔다 갔다 하는데 이때 건초는 건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2층 구조로 외면은 섬유 조직(섬유초), 내면은 액체(활액초)로 구성돼 있다. ‘드퀘르벵병(De Quervain Disease)’이라고도 한다. 1895년 처음 보고한 스위스 외과 의사 프리츠 드 퀘르벵 이름에서 따온 병명이다.
간혹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두 질환은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증상은 다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픈 반면, 손목건초염은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손목건초염은 보통 손목 근육이나 관절을 과다 사용해 발생한다. 피아니스트·수공예가·요리사·게이머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인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또한 손목을 많이 안 쓰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했을 때도 많이 생긴다. 골프·자전거 타기·테니스 등 평소 하지 않던 운동을 심하게 하면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에서는 임신과 출산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젊은 층보다는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젊은이는 대사가 활발해 염증이 생겨도 금세 가라앉지만 나이가 들면 염증이 축적되며 증상이 더 심해진다. 또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이상 발병률이 높은데, 이는 여성호르몬 탓에 염증이나 부종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 여성은 기본적으로 뼈가 가늘고 손목 근력이 약해 같은 일을 하더라도 손목에 더 무리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부종이다. 이외에 누르면 아픈 압통, 관절 운동 장애,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건초염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싼 후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목을 아래로 꺾는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 test)’가 있다. 이 검사를 진행했을 때 통증이 심하거나 방사통이 있으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정확히 진단하려면 통증이 생길 때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통증이 만성화하기 때문이다.
손목건초염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이다. 특히 엄지손가락과 손목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하지 않던 운동을 하다가 생겼다면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될 수 있는 한 손목건초염이 발생한 손은 쉬도록 하고 소염제로 부기를 가라앉힌다. 그래도 증상이 지속하면 심한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다.
그러나 손목건초염은 증상이 나타나도 방치할 때가 대부분이다. 심하게 아파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초기에는 휴식과 간단한 보존 치료로 완치할 수 있지만 오래 방치할수록 치료 강도와 재발 확률은 높아진다.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 진단만으로 스스로 처치하는 것도 문제다. 찜질도 증상과 시기에 따라 냉온을 적절히 택해야 한다.
평소 손목 건강을 위해서는 반복적이고 무리한 동작은 피하는 게 좋다. 손목을 자주 사용한다면 충분히 휴식하고 손목 스트레칭을 틈틈이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