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한국 선수 4명 '톱10'
보기 없이 우승한 김주형 'PGA 통산 세 번째 기록'
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가장 뜨거운 신예로 평가받는 김주형(20)이 두 달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따냈다.
김주형은 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44만 달러(약 20억원)다.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PGA투어 대회 우승을 올린 지 두 달 만의 두 번째 우승이다.
첫 우승을 올릴 때는 정식 회원이 아닌 임시 회원 신분이었던 김주형은 이번에는 PGA투어 카드를 따낸 뒤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 윈덤 챔피언십은 2021-2022년 시즌 마지막 대회였고, 이번 대회는 지난달에 시작한 2022-2023 시즌에 처음 참가한 대회다.
PGA투어에서 21세가 되기 전에 두 차례 우승한 선수는 1932년 랠프 걸달(미국), 1996년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김주형이 세 번째다.
만 20세 3개월의 김주형은 20세 9개월에 PGA투어 두 번째 우승을 했던 우즈보다 더 빨리 2승 고지에 올랐다.
김주형은 페덱스컵 랭킹을 3위로 끌어 올려 이번 시즌 최고 선수 자리를 다툴 후보로 떠올랐다.
1라운드 첫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고도 생애 첫 우승을 따내고, 프레지던츠컵에서 맹활약을 펼쳐 이미 큰 주목을 받은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PGA투어 노보기 우승도 세 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앞서 1974년 리 트레비노(미국)에 이어 2019년 J. T. 포스턴(미국) 등 두 명만 노보기 우승을 달성했다.
김주형은 방송 인터뷰에서 "말하기 어려울 만큼 행복하다"면서 "캐디 도움이 컸다. 팀워크가 좋았고 작전을 잘 세웠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과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둬 스무살 신예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김주형은 "경기 내내 마음이 평온했다. 인내심,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캔틀레이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주형은 4번(파4), 8번(파3), 9번 홀(파5) 버디를 잡아내며 1타밖에 줄이지 못한 캔틀레이를 압도했다.
하지만 캔틀레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캔틀레이는 11번(파4), 12번 홀(파4) 연속 버디로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김주형이 13번(파5), 14번 홀(파3) 버디로 다시 달아났지만 캔틀레이는 300야드만 치면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는 15번 홀(파4)과 투온이 가능한 16번 홀(파5)에서 이글 기회를 잇달아 만들어내며 버디 2개를 보탰다.
연장전이 예상되던 승부는 18번 홀 티샷에서 싱겁게 갈렸다.
캔틀레이가 친 볼이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난 황무지에 떨어졌다. 돌과 흙바닥, 덤불 등으로 어수선한 황무지에서 캔틀레이는 한 번에 나오지 못했고 네 번째샷은 연못으로 향했다.
김주형은 편안하게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퍼트 두 번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18번 홀에서만 3타를 잃은 캔틀레이는 2언더파 69타를 적어내고 매슈 니스미스(미국)와 함께 공동 2위(21언더파 263타)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시즌 PGA투어에 데뷔한 김성현(24)은 1번 홀(파4)에서 102야드짜리 샷 이글을 잡아내는 등 5타를 줄인 끝에 공동 4위(20언더파 264타)에 올랐다.
김성현은 PGA투어 대회 첫 톱10 진입이다.
디펜딩 챔피언 임성재(24)는 4언더파 67타를 쳐 7위(19언더파 265타)까지 순위를 끌어 올려 체면은 차렸다.
4언더파 67타를 때린 김시우(27)는 공동 8위(18언더파 266타)를 차지했다.
PGA투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포함해 4명이나 톱10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경훈(31)은 공동 37위(12언더파 272타), 안병훈(31)은 공동 44위(11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