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시간대 교수, 아동 성착취 징역 5년 선고
미국의 한 음대 남성 교수이자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동 성착취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더해 40여 년 전부터 10대 제자와 성관계를 갖고, 연습실에서 여학생들을 추행했다는 폭로도 잇따랐다. 음악계의 교육 구조가 성추문과 학생 피해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AP통신, 미시간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시간대 음악ㆍ연극ㆍ무용학교 바이올린 교수였던 스티븐 십스(69)가 징역 5년형에 처해졌다. 피해자 배상금 12만 달러 지급 명령도 더해졌다.
십스 전 교수는 2002년 2월부터 7월 사이 성관계를 갖기 위해 한 소녀를 주 경계선을 건너 데려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 소녀는 1985년생, 사건 당시 17세였다. 십스가 2020년 10월 기소되고 체포된 지 2년 반, 2018년 12월 그의 행태에 관한 첫 폭로가 이뤄진 뒤 3년여 만의 단죄였다.
첫 폭로는 미시간대 학내 신문인 미시간데일리의 2018년 보도로 시작됐다. 1980년 노스캐롤라이나대 예술대 근무에 이어 1989년 미시간대 음악학 부교수로 임용된 십스는 2019년까지 미시간대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쳤다. 그는 또 현악기를 전공하려는 중ㆍ고교 학생들에게 음악교육을 제공하는 준비 프로그램을 감독했고, 학과 집행위원회 위원과 부학장 등도 역임한 ‘잘 나가는’ 교수였다.
하지만 십스에게 배웠던 학생들은 그가 성폭행, 원치 않는 스킨십,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유부남이던 십스가 1979년 네브래스카주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치던 17세의 고교 중퇴 여학생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내용부터 여름방학 기간 집중적으로 바이올린 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은근히 성관계를 요구하고 거부하면 불이익을 줬다는 증언도 보도됐다.
또 노스캐롤라이나대 1학년이었던 메간(가명)은 스튜디오에서 바이올린을 따로 배우다 십스가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폭력이 이어졌다고 미시간데일리에 밝혔다. 키스를 거부하고 성추행 시도를 문제 삼은 뒤에는 보복도 이뤄졌다. 메간은 다른 모든 현악기 교수에게서 90점대 후반의 평가 점수를 받았지만 십스만 60점대 중반 이하 점수를 꾸준히 줬다는 것이다.
십스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여성혐오 발언을 했고, 직원들에게는 폭언을 일삼았는데도 이런 문화가 용인되고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폭로도 잇따랐다.
음대의 경우 사제관계가 독특하다고 미시간데일리는 지적했다. 거의 모든 경우 학생이 특정한 한 명의 연주자와 학위 기간 전체 수업을 정기적으로 하고, 음악계 고용은 네트워킹에 기반을 두고, 연주자들은 대부분 프리랜서처럼 일하기 때문에 지도교수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단죄가 미국 예체능 교육 환경 개선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