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사상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는 김학범호가 도쿄올림픽 리허설에서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은 13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경기 시작 12분 만에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에게 선제골을 빼앗긴 뒤 전반 35분 이동경(울산)의 호쾌한 중거리포로 균형을 되찾았다.
후반 들어 10분 만에 카를로스 발렌수엘라에게 다시 추가골을 내줬으나 후반 추가시간 엄원상(광주)의 천금 같은 동점골이 터져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경기는 한국 대표팀이 22명의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를 확정하고 나서 가진 첫 공식전이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3세 이하 올림픽대표팀(도쿄 대회는 24세 이하) 간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랑스와 올림픽 개막 전 마지막 실전을 치르고 17일 결전지 일본으로 떠난다.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22일 뉴질랜드와 1차전을 시작으로 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와 차례로 맞붙는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아르헨티나는 도쿄올림픽 남미 예선 1위로 본선 진출권을 따내고 13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도쿄에서는 스페인, 이집트, 호주와 함께 C조 편성돼 우리나라와는 4강부터나 만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아르헨티나에 맞섰다.
최전방에 이동준(울산)을 세우고 2선에 송민규(포항), 이동경, 엄원상을 배치했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원두재(울산)와 김동현(강원)이 호흡을 맞췄다.
중앙 수비수 김재우와 정태욱(이상 대구), 좌우 풀백 김진야(서울)와 설영우(울산)로 수비진을 꾸렸고 골키퍼 장갑은 안준수(부산)가 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0일 입국해 사흘 만에 경기에 나섰지만, 초반 공세가 매서웠다.
아르헨티나의 빠른 공격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고 전반 7분과 10분 발렌수엘라에게 잇따라 슈팅을 허용한 대표팀은 결국 남미 예선에서 4골을 넣은 맥 알리스터에게 경기 시작 12분 만에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리드를 빼앗긴 한국은 전반 19분에도 맥 알리스터의 슈팅이 수비 맞고 코너아웃 되는 등 계속 고전했다.
전반 23분에 모처럼 설영우의 패스를 받은 이동준이 슈팅까지 날려봤으나 부심의 오프사이드 기가 올라간 뒤였다.
한국은 이후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좋은 흐름을 탔다.
전반 31분에는 이동경의 침투패스를 엄원상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수비에 막혔다.
상대 빌드업 과정에서 공을 빼앗은 김동현이 설영우에게 패스하고 설영우가 다시 페널티아크 정면으로 흘려준 공을 이동경이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엄원상이 스피드를 활용해 중원에서부터 혼자 공을 몰고 간 뒤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이후 후반 6분 에세키엘 바르코, 2분 뒤 발렌수엘라에게 연달아 슈팅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10분 발렌수엘라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에 있던 발렌수엘라가 반대편에서 넘어온 공을 잡아 송민규의 마크를 피해 왼발로 감아 차 골문을 열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3분 이동준, 송민규, 이동경을 불러들이고 와일드카드로 뽑은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과 대표팀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을 내보내 만회를 노렸다.
하지만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공방만 이어갔다.
이강인이 후반 35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날린 왼발슛은 골대 위로 날아갔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운 후반 추가시간 엄원상이 김학범호를 구했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골키퍼가 쳐냈으나 엄원상 앞으로 공이 떨어졌고, 엄원상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아르헨티나 골문에 꽂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