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와 킬리안 음바페(23·파리 생제르맹) 등 신구 축구 스타들이 클럽 대신 국가의 명예를 걸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열리지 못했던 ‘유럽의 월드컵’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이 오는 11일 정오(LA 시간) 개막한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터키-이탈리아의 A조 1차전을 시작으로 유럽 11개국 11개 도시에서 한 달간 축제가 계속된다.
1년이 미뤄졌지만 4년 주기 유지를 위해 대회명은 그대로 유로 2020이다. 24개국이 6개 조로 나눠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과 성적 상위 3위 네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A조(터키·이탈리아·웨일스·스위스), B조(덴마크·핀란드·벨기에·러시아), C조(네덜란드·우크라이나·오스트리아·북마케도니아), D조(잉글랜드·크로아티아·스코틀랜드·체코), E조(스페인·스웨덴·폴란드·슬로바키아), F조(헝가리·포르투갈·프랑스·독일) 중 우승 후보 세 팀(포르투갈·프랑스·독일)이 몰린 F조가 ‘죽음의 조’로 꼽힌다.
포르투갈의 호날두부터 잉글랜드 해리 케인(28·토트넘), 벨기에 케빈 더브라위너(30·맨체스터 시티), 폴란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3·바이에른 뮌헨), 프랑스의 음바페 등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별들이 총출동한다.
호날두는 유로 2016 우승 기억을 되살리려 한다. 당시 3골을 넣고 포르투갈에 사상 첫 유로 대회 우승컵을 안겼다. 5년이 흘러 30대 후반이 눈앞인데도 호날두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29골)에 오르고 유로 2020 예선 득점 2위(11골)를 차지할 만큼 쌩쌩하다. 유로 대회 본선 통산 9골을 기록 중인데 1골만 보태면 최다 골 신기록을 쓴다. ‘5개 대회 연속 출전, 연속 득점’ 신기록도 눈앞이다.
포르투갈은 10일 이스라엘과 평가전에서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골 1도움과 주앙 칸셀루(맨시티)의 1골 1도움을 앞세워 4 대 0으로 이겼다. 호날두도 1골을 책임졌다.
프랑스는 자국에서 치렀던 유로 2016 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씻으려 한다. 당시 6골 득점왕 앙투안 그리즈만(FC바르셀로나)이 건재하고 무엇보다 5년 전에는 대표팀에 없던 음바페가 공격진에 가세했다. 세 시즌 연속 프랑스 리그앙 득점왕(지난 시즌은 27골)에 빛나는 음바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4골로 프랑스의 우승에 앞장선 데 이어 또 하나의 메이저 트로피 수확에 나선다. 클럽 축구에서 이미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의 종언을 재촉하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음바페 시대의 개막을 재확인하려 한다.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도움왕(14어시스트) 석권의 기세를 유로 2020으로 이어가려 한다. 예선에서 12골로 득점 1위를 차지할 만큼 발끝이 뜨겁다. 잉글랜드는 케인과 마커스 래시퍼드(맨유), 필 포든(맨시티) 등을 주축으로 사상 첫 유로 제패를 꿈꾼다. ‘패스 마스터’ 더브라위너, 독일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41골) 보유자 레반도프스키도 최고 유로 스타 후보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1·도르트문트)이 빠진 것은 아쉽다. 맨유, 맨시티, 첼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이 눈독을 들이는 홀란은 노르웨이 대표팀 소속인데 노르웨이는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져 본선행에 실패했다.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AC밀란)는 무릎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번 대회는 ‘유관중’으로 열린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제한 없이 관중을 받을 계획이다.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는 수용 인원의 22%, 잉글랜드 웸블리는 25%를 받는다. 웸블리도 준결승과 결승 때는 완전 개방에 가까운 수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는 거리 응원용 ‘팬 존’도 설치된다.
<양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