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병’으로 불리는 척추관협착증이 최근 10년 새 72%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166만 명으로 2011년(96만 5,000명)보다 72% 증가했다.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함께 대표적인 척추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우리 몸의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척수의 신경뿌리를 압박해 허리와 다리 부위의 통증 또는 신경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원인은 다양하나 대부분 노화(퇴행성)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전체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80%가 60세 이상 고령이다.
이수빈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령화의 가속화로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늘고 있다”며 “특히 고령 여성에서 많이 발병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허리에 통증이 생기거나 다리 부위의 경련·저림 등 신경 증상이 나타나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했다.
척추관협착증의 초기 증상은 허리의 통증과 뻣뻣함이다. 이를 방치하면 통증이 다리 부위로 퍼져 나가며 저림 증상,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난다.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움직이면 통증이 나타나고,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져 병변을 노화로 착각하기 쉽다. 따라서 극심한 통증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병을 키울 때가 많다.
대부분의 환자는 허리를 구부리면 증상이 완화돼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한다. 척추관협착증이 꼬부랑 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 운동요법, 물리 치료 등의 비수술적 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다만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는 진행성 증상이 있거나 대소변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척추 질환하면 수술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척추관협착증은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증상을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해지면 낙상(넘어짐)의 위험도 높아지므로 초기에 병을 발견하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