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개나리가 그러하듯 노란색은 보통 귀엽고 밝은 색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가수 강다니엘(25)은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새벽에 가로등을 봤을 때의 색이 항상 노란색이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저에겐 차가운 색, 혼자만의 생각을 하는 시간의 색인 것 같아요." 그가 13일 내놓는 새 앨범의 제목이 '옐로'(YELLOW)인 이유를 알 법하다.
강다니엘은 이날 강남구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중성과 모순 같은 단어를 노래로 녹여내 보면 어떤 흥미로운 음악들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었다"며 "새벽에 쓴 일기장 같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강다니엘의 '옐로'는 파란불과 빨간불 사이에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불완전의 상태다. 지난해 선보인 '사이언'과 '마젠타'에 이어 '컬러' 연작의 마지막 앨범이기도 하다.
그는 5곡 전곡 작사에 참여해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어두움과 불완전함 같은 주제를 풀어내느라고 "밥맛도 없었고,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용기를 내기 위해서 시간도 좀 필요했던 것 같다. 저는 항상 제 이야기로 작사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이런 주제에 대해 말을 하기에 지금이 가장 맞는 시기이고, 가장 맞는 나이라고 생각했다"라고도 힘줘 말했다.
'3원색' 시리즈를 완성하면서 "마지막에는 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다"는 강다니엘은 "완성품을 들었을 때 스스로 뭔가 후련했다. 제 작업물에 스스로 고해성사를 한 느낌"이라고 했다.
해독제라는 의미를 지닌 타이틀곡 '안티도트'(Antidote)는 기존 K팝에서 흔히 시도되지 않았던 얼터너티브 R&B 장르로, 록 요소도 가미됐다. 강다니엘의 절규하는 듯한 날카로운 보컬이 특징적이다.
그는 "마음의 병을 외적인 약으로 치료할 수 없듯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는 모순을 그리고 싶었다"며 "평소 제가 녹음했던 곡들의 스타일과 달리 제 본연의 목소리에 가깝게, 날카롭게 녹음하려 했다. 실험적 도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강다니엘은 지난 2019년 공황장애 등을 호소하며 잠시 활동을 중단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이후 '컬러' 연작을 시작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다시 활발한 활동에 나섰다. 힘든 시간 무엇이 그에게 해독제가 되어줬을까.
"한 번도 저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없었는데 잠깐 쉬면서 처음으로 그런 시간을 가지게 됐어요. 저에게 해독제는 저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었어요. 회사 분들과 댄서팀 형·동생들이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고 있었는데 제가 그걸 모르고 있었더라고요. 제가 힘들어할 때 매니저 형님도 매일 집에 와서 같이 밥을 드셔주셨고요."
대세 래퍼 원슈타인이 피처링한 마지막 곡 '세이브 유'는 힘들어하던 자신에게 팬클럽 '다니티'의 입장이 되어 응원 메시지를 전한 곡이다.
그는 "돌이켜 보니 그 시기에 제가 스스로를 함부로 대했던 것 같다"며 "팬의 입장에서 내가 무너져 내릴 때 보는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사랑을 담아서 이야기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힙합 크루 바밍타이거(Balming Tiger)의 오메가사피엔이 피처링한 세 번째 트랙 '미스언더스투드'(Misunderstood)도 눈에 띈다. 강다니엘은 "'안티도트'보다 실험적인 장르여서 취향이 많이 갈릴 만한 곡이었는데 오메가사피엔 님이 워낙에 멋있는 래핑을 해 주셨다"고 소개했다.
이달 가요계에선 강다니엘을 비롯해 '프로듀스 101 시즌 2'로 결성된 보이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들의 컴백이 이어진다.
김재환, 윤지성, 이대휘와 박우진이 소속된 에이비식스(AB6IX), 황민현이 소속된 뉴이스트 등이 비슷한 시기에 컴백 활동을 하게 됐다. 강다니엘은 "서로에게 시너지가 나고 서로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밝했다.
마침 이날 '프로듀스 101 시즌 1'로 결성된 걸그룹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다음달 다시 모여 라이브 방송을 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는 워너원이 완전체로 모이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워너원은 저에게도 너무 소중하고 좋은 추억"이라며 "기회가 되면 꼭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