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대통령에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를 대표하는 단어는 '통합'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을 앞두고 자신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는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할 정도로 분열의 골이 깊게 패인 미국을 하나로 묶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다양화된 현대 미국 사회에서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포부가 백일몽처럼 들릴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평화적인 테두리 안에서라면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것도 미국의 강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나를 지지한 사람만이 아닌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취임식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등 전임 대통령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지만,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 번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민주주의는 소중하지만, 연약한 제도라는 사실을 재차 배웠다.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는 다시 승리했다"며 지난 4년간 미국 사회에 부정적인 유산을 남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먼저 극단적인 정파 주의와 백인우월주의, 미국 내 무장세력을 지목하면서 "미국은 이 세력들에 맞서 싸워야 하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의사당 난입사태를 거론하면서 "절대 이들 때문에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목적 달성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정치 문화를 일소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미국인은 사실이 조작되거나 심지어 창작되기까지 하는 문화를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잘못된 정보의 유통을 막기 위한 정치 지도자의 책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권력이나 사익을 위한 거짓말 때문에 미국 사회가 고통을 겪었다"면서 "정치 지도자들은 헌법과 국가, 진실을 수호하고, 거짓을 물리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인종과 종교,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배척하는 미국 사회의 분열상을 언급하면서 이런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역사는 공포가 아닌 희망, 분열이 아닌 통합, 어둠이 아닌 빛으로 써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사회가 통합을 이뤄낸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저녁에는 울음이 기숙할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는 성경 시편 구절도 인용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내부적으로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훼손된 동맹과의 관계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늎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