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LA시 지역에서 총격 사건이 전년 대비 무려 8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본보 18일자 보도) 코로나 팬데믹 속에 연초부터 치안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타운에서 최근 권총을 든 흑인 남성이 여러 업소들을 돌며 권총강도 행각을 벌이면서 한인 업소 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권총 강도 용의자는 특히 소매점 같은 업소 외에도 인테리어·자재 판매점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손님을 가장해 들어간 뒤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인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30분께 LA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 선상 피코 블러버드 인근에 위치한 한 가구·자재 판매점에 흑인 남성 한 명이 손님으로 위장해 들어갔다가 권총으로 직원을 협박하며 현금을 요구하다 일부 귀중품 등을 강탈해 도주했다.
피해를 당한 이 업소의 매니저 김모(54)씨는 “당시 매장 안에는 저 혼자 있었는데 흑인 한 명이 손님처럼 들어와 물건을 보는 것처럼 하더니 5분 뒤쯤 제게 권총을 들이밀고 금품과 현금을 달라며 협박하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당시 매장 내 현찰이 없다고 용의자를 진정시키려 노력했고, 이에 이 흑인 강도는 매니저 김씨를 방 안에 가둔 후 업소 내 이곳저곳을 닥치는 대로 뒤졌다고 한다.
이 용의자는 추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매장 내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 감시카메라(CCTV)의 케이블선까지 끊고, 매니저 김씨의 휴대폰과 애플워치, 컴퓨터 등을 파손하는 등 치밀한 범행 행각을 보였으며, 이후 일부 물품들을 강탈해 이 업소 매장 내 창고에 있던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매니저 김씨는 “손상된 컴퓨터, 휴대폰, 시계 등을 포함해 피해 금액이 약 5,000달러에 달한다”며 “범죄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다행히 CCTV 기록이 남아 있어 이를 통해 경찰이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20대 초·중반의 흑인 남성으로, 최근 한인타운 일대에서 이와 유사한 권총강도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동일한 용의자가 연쇄적으로 벌인 범죄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LAPD의 마이클 무어 경찰국장이 2021년 새해 들어 첫 2주일간 LA 지역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이 전년 대비 8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한인타운 지역에서도 총기를 든 강도 사건이 일어나면서 연초부터 강·절도 사건이 인명 사상 등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