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아의 초경 나이가 점점 앞당겨지면서 2003년 출생한 여성의 평균 초경 나이가 12.6세로 15년 전보다 5개월가량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미정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서문영ㆍ김신혜ㆍ박미정)이 2006~2015년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에 참여한 여학생 35만1,006명(12~18세)의 초경 연령을 분석한 결과다.
1988년 출생아의 초경 연령은 13.0세에서 2003년 출생아는 12.6세로 15년간 5개월가량 앞당겨졌다. 이는 이전 연구에서 1980년대 초 출생아 기준으로 13.1~13.8세로 보고됐던 초경 연령보다 1년가량 앞당겨진 결과다.
연구자들은 참가자 가운데 3%가 10.5세 이하에서 초경을 시작한다고 분석해 10.5세를 한국 여아의 조기 초경 연령 기준으로 보고했다.
조기 초경은 2006년 1.8%에서 점점 늘어나 2015년에는 3.2%였으며, 조기 초경 유병률은 비만과 과체중 여아에서 1.5~2배가량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정상 체중 및 저체중 여아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박미정 교수는 “많은 연구자들과 보호자들은 예전 기준을 적용해 12세 미만 초경연령을 조기 초경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조기 초경 연령의 기준의 근거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35만명이라는 대규모 조사로 의미가 크고, 성조숙증에 대한 치료나 연구는 현 시점에 맞는 초경 연령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신혜 교수는 “이 연구는 비만이나 과체중 여아에서 조기 초경 유병률이 상승한 것을 보여주므로 과체중 조절로 성조숙증 발생과 비만으로 인해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한 “정상 체중 여아에서도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기에 정상 체중이라도 유방 발달이 만 8세 전에 너무 빨리 발현되지 않는지 부모가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2020년 12월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