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부의 양극화가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전 세계 정부의 돈풀기가 자산시장만 팽창시킨 결과다. 하지만 금융불안 등을 고려해 돈 풀기 정책을 중단하기 어려워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예고한 자산에 대한 과세 강화 등이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6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산출하는 금융분배계정(DFA)에 따르면 작년 3분기 현재 미국의 상위 1% 순자산이 전체 부(순자산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0%로, 전기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하위 50%가 보유한 부는 2.0%로 2분기보다 0.1%포인트 증가했지만 상위 1%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상위 1% 부의 비중은 작년 1분기 30.0%를 기록한 이후 시중 달러 공급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두 분기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10년 전인 2010년 3분기만 해도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은 28.7%였고, 20년 전인 2000년 3분기엔 27.8%였다. 코로나19가 속도를 더욱 높이는 모습이다.
작년 3분기 현재 상위 1%가 보유한 부의 규모는 36조1,800억달러로 전기대비 1조4,900억달러 불어났다. 하위 50%의 부는 2조3,600억달러로 같은 기간 2,100억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 분기새 양 계층간 격차는 32조5,400억달러에서 33억8,200억달러로 1조2,800억달러 확대됐다.
상위 1% 미만부터 10%까지는 전체 순자산의 38.2%(44조5,200억달러)를 차지했다. 상위 10%가 미국 모든 부의 70%와 맞먹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제프 베조스(아마존 창립자), 엘론 머스크(테슬라 창업자),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등 미국인이 주를 이루는 세계 40대 부호의 순자산 규모만 2조6,200억달러다. 이들 40명의 부의 규모가 미국 인구 절반인 1억6,600만명의 재력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