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층도 높았던 혈당을 낮추면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경실ㆍ김성민)이 2002~2005년 건강검진을 받은 20~30대 250만2,375명을 10년간 추적ㆍ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두 번의 공복혈당 수치를 비교해 혈당 변화가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공복혈당(㎎/dL)을 기준으로 ‘정상(100.0 미만)’ ‘공복혈당장애(100.0~125.9)’ ‘당뇨병 의심(126.0 이상)’으로 구분했다. 두 번의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정상’에서 ‘공복혈당장애’로 증가한 경우, 두 번 모두 ‘정상’이었던 경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4%, 사망 위험이 13% 상승했다.
또한 ‘정상’에서 ‘당뇨병 의심’ 단계까지 증가한 경우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이 각각 13%, 60%까지 상승했다.
반면 ‘당뇨병 의심’ 수준의 공복혈당을 ‘공복혈당장애’ 수준까지 개선한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22%, 사망 위험이 35% 감소했다. ‘정상’까지 개선한 경우 각각 30%, 43% 감소했다.
혈당이 높으면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다만 젊은층에서 높은 혈당을 개선했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지 확인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로 당장은 혈당이 높더라도 이를 개선한다면 충분히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이 밝혀졌다.
김성민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주로 40대 이상 중ㆍ장년층을 대상으로 혈당이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며 “혈당 개선 시 위험이 대폭 감소한 사실이 밝혀진 만큼, 젊은 연령대라도 혈당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약을 복용한 사람은 제외한 것으로 순수하게 생활습관을 개선해 혈당이 낮아진 사람만 대상으로 했다”며 “적절한 체중 유지, 금연, 절주 등이 도움이 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당뇨병학회(EASD)의 국제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근호에 실렸다. 특히 해당 호의 5편의 ‘주목할 만한 연구(UP front)’의 하나로 선정됐다.
한편 국내 당뇨병 환자는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를 토대로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13.8%(494만명)로 추산됐다. 30세 이상에서 7명 가운데 1명꼴로 당뇨병을 앓는 셈이다. 당뇨병 전 단계(공복혈당장애)까지 포함하면 26.9%(948만명)나 됐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53.2%가 비만이었고, 체질량지수(BMI) 30 이상(고도 비만)이 11.7%였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54%가 복부 비만을 동반했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61.3%가 고혈압을, 당뇨병 환자의 72%가 고콜레스테롤혈증(LDL 콜레스테롤 100㎎/dL 이상)을 동반했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43.7%는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모두 동반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