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주의가 짓밟힌 국가적 수치다”
6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가 진행 중인 연방 의사당에 대선 불복 집회를 하던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난입, 폭력으로 비화되면서 대선 결과 인증이 한동안 중단되는 미 헌정 사상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전 세계 민주주의를 이끄는 모범국을 자처해 온 미국의 심장부이자 자유·민주의 상징인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6일 발생한 폭력사태는 ‘미국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실상의 반란 행위’로 미국 역사에 오점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 동부시간 이날 오후 1시(LA 시간 오전 10시)부터 열린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각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된 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애리조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문제 삼으며 이를 둘러싼 격론이 벌어진 뒤 1시간여 만에 회의가 갑자기 중단됐다.
이날 오전부터 연방 의사당 인근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인증반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던 대규모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의사당 앞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 내부로 진압히가 시작했다. 경찰과 의사당 경비대 등은 최루가스와 곤봉을 동원해 시위대의 의사당 진입을 저지시키려 했지만 시위대는 물리력으로 의사당 안으로 난입, 상원의장석과 하원의장 사무실 등을 점거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유리창 등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 충돌이 빚어졌고, 이에 경비요원들이 하원 본회의장 문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권총을 빼들고 대치하는 등 신성한 연방 의사당이 무장 대치극으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고, 의사당 건물 인근에서 폭발물이 발견되는 등 극심한 혼돈 양상이 벌어졌다.
시위대가 난입하자 상원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등 주요 인사들과 연방 의원들이 급히 대피했고, 연방 의사당 건물이 봉쇄되면서 일부 의원 등이 일시적으로 갇히기까지 했다.
경찰과 주 방위군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한 지 약 4시간 만에 시위대를 해산하고 의사당의 안전을 확보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