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분석서 현장유해와 일치…단독범행 보이지만 동기는 결론 안나
'5G가 미국인 염탐' 편집증 때문?…비슷한 팝송 튼 운전사 억류되기도
미국의 성탄절 아침을 뒤흔든 테네시주 내슈빌 시내 한복판의 차량 폭발 사건 용의자가 현장에서 자폭했으며,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는 수사 결과가 27일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내슈빌에 거주하는 63세의 앤서니 퀸 워너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전날 자택을 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한 결과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사람의 유해가 워너의 DNA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사건에 이용된 캠핑용 차량(RV)이 워너가 등록한 RV의 차량 번호와 같다는 점을 알아냈다.
수사를 주도한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워너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 이번 폭발에 연루됐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당국은 범행 동기에 대해 아직 결론 난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내슈빌에서는 지난 25일 오전 6시 30분께 시내 한복판에 주차돼 있던 캠핑용 차량이 폭발해 3명이 부상하고 40여 채의 주변 건물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워너는 전기, 경보 장치와 관련한 경험이 있고 내슈빌 한 부동산 중개회사에서 컴퓨터 컨설턴트로 일하기도 했지만, 평소 주변 사람들과 특별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택 2채의 소유권을 2명의 여성에게 이전하는 등 최근 재산을 정리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가 있다.
앞서 내슈빌 WSMV방송은 수사 당국은 워너가 '5G 네트워크는 미국인들을 염탐하기 위한 도구'라는 식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런 편집증이 사건의 배경이 됐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차량은 미국 통신사 AT&T의 전화교환국 중앙사무실이 있는 건물 앞에서 폭발했는데, 이로 인해 일부 통신서비스가 중단되고 공항의 비행기 이륙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사태도 빚었다.
한편 지난 25일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해당 차량에서 60년대 유명 팝송이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총격이 있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의 RV에서 15분 후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지금 대피하라"는 메시지가 카운트다운 형식으로 계속 나오는 것을 들었다.
이윽고 한 팝송이 차량에서 흘러나왔고, 음악이 끝난 직후 RV는 폭발했다.
이 음악을 들은 한 경찰은 일부 가사를 기억해 내고 나중에 다른 동료를 통해 팝송이 1965년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페툴라 클라크의 '다운타운'(Downtown)이었음을 알게 됐다.
이번 폭발이 시내에서 벌어진 것이긴 하지만 이 노래와 사건 간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내슈빌 인근의 편의점에 주차된 한 트럭의 운전자가 억류되는 일도 생겼다.
이 트럭에서 '다운타운'과 비슷한 음악이 흘러나온 데 따른 것으로, 당국자들은 편의점을 떠나 이동 중이던 이 차량을 도로변에 세운 뒤 로봇을 투입해 차량을 조사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내슈빌로 향하는 동쪽 도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