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여성 환자는 입원 초기에 몸무게를 빨리 회복할수록 장기적인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섭식장애클리닉) 교수팀이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 여성 환자 129명의 입원 치료 결과를 추적 분석한 결과다.
거식증은 몸무게 증가에 대한 불안으로 영양 섭취를 제한하는 정신 질환이다. 거식증 환자는 심각한 저체중에도 불구하고 위험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다이어트를 계속해 자칫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거식증 치료를 받은 여성이 지난해 3,746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여성의 1% 정도가 거식증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팀은 2010~2016년 서울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129명의 여성 거식증 환자를 코호트 분석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19세, 평균 유병 기간은 3년, 입원 시 체질량지수(BMI)는 14kg/m²로 중증 거식증 환자다.
연구팀은 경구 섭취가 현저히 부족한 환자들은 코나 정맥으로 인공 영양을 병행했고, 인공 영양은 평균 14일 이내로 시행했다. 인공 영양 병행군과 경구 식사 단독 유지군을 6개월간 비교 추적했다.
그 결과, 입원 초기에 인공 영양 공급을 병행해 체중 증가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퇴원 후 체중 회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입원 초기 치료를 늦추지 않은 것이 장기적인 예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는 청소년과 젊은 여성의 건강을 잠식하고 있는 거식증의 위중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기술 논문 색인(SCI)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