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이 중요한 뇌경색 치료에서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이 증상이 나타난 뒤 열흘이 지난 뒤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범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을 받은 뇌경색 환자와 약물 치료만 받은 환자의 신체기능장애 정도를 비교해 나온 이 같은 결과를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신경학저널(JAMA Neurology)’에 발표했다.
뇌졸중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뇌혈관이 터져(뇌출혈) 뇌에 손상이 오고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뇌경색이 되면 혈액 및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한 뇌세포가 괴사해 사망할 수 있다.
뇌경색으로 뇌세포가 괴사하면 어떤 방법으로도 되살릴 수 없기에 재빨리 막힌 혈관을 열어 혈류를 공급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현재 뇌경색 환자의 골든타임은 발생 후 6시간 이내다. 혈액과 산소공급을 받지 못하면 뇌세포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막힌 혈관을 열기 위한 치료법으로는 ‘정맥 내 혈전 용해술’이 많이 쓰이지만 혈전이 많거나 큰 혈관이 막히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동맥으로 직접 관을 삽입해 막힌 뇌혈관을 찾고,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이다. 급성 뇌경색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뇌경색 치료의 골든타임인 증상 발현 후 6시간 이내에 혈관을 재개통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있지만 최근에는 16~24시간이 지나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교수팀은 뇌경색 발생 후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도 이 시술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 대상자는 뇌경색 발생 후 16시간에서 최대 열흘이 지나 병원을 찾은 대혈관이 막힌 환자 150명(평균 70세)이다. 이들을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군(24명)과 항응고제 및 항혈소판제 등의 약물 치료군(126명)으로 나누고 수정랭킨척도(mRS)로 신체기능장애를 비교했다.
그 결과, 증상이 없거나 일상생활이 가능한 mRS 0~2점을 보이는 비율은 시술군에서 더 많았다(54% 대 33%). 각 군의 기초 특성 차이를 보정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회복률은 시술군이 11배 높았다. 다만 시술군은 뇌출혈 발생 위험이 4배 높아 합병증 발생에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