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체포 분석 보고서
아시아계 수감 1년새 4배로
아시안 36%“이민신분 우려”
23%는“여행·공공장소 회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아시아·태평양계(AAPI) 이민자 체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국적자도 체포 규모 상위권에 포함돼 한인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시아계 증오범죄 대응 단체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Stop AAPI Hate)’가 최근 공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아시아계 이민자 체포 건수는 전년도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정보공개법(FOIA)을 통해 확보한 연방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10개월 동안 ICE에 체포된 아시아 국가 출신 이민자는 총 7,75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2024년 체포된 1,998명과 비교하면 네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이 기간 체포된 아시아계 이민자 가운데 7,069명이 구금됐고, 2,631명은 최종적으로 추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체포 비중을 보면 중국이 26%로 가장 많았고 인도 25%, 베트남 1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라오스와 한국이 각각 4% 수준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체 체포자 7,500여명 가운데 한국 국적자는 약 3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로, 한국인 체포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민 단속의 범위가 확대된 것이 체포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강력 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체류자를 중심으로 단속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취업 비자 위반이나 체류 신분 문제 등 비교적 경미한 사안까지 단속 대상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UCLA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Asian American Studies Center)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 출신 이민자 체포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ICE의 아시아계 체포 건수는 2024년 약 2,000명 수준이었으나 2025년에는 7,000명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체포 규모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배경으로는 조지아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단속 사건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조지아주에서는 현대차와 LG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진행됐으며, 당시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 수백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단속 강화가 아시안 커뮤니티 전반에 심리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Stop AAPI Hate가 시카고대 산하 전국 여론조사센터(NORC )와 공동으로 성인 1,3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지난 1년 동안 반이민 정책이나 분위기의 영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36%는 자신의 이민 신분이나 시민권이 문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고, 30%는 체포·구금·추방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28%는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해 커뮤니티 내 불안감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아울러 응답자의 45%는 미국에서의 생활이 이전보다 덜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답했으며, 39%는 여행이나 공공장소 방문을 줄이거나 SNS 활동을 줄이는 등 사회적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