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한국인 투수 김광현(32·사진)이 우여곡절 끝에 선발 보직을 다시 받았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6일(한국시간) 현지 매체들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김광현이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빈자리를 메운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실트 감독은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에겐 좋은 대체 카드가 있다”며 “김광현이 들어가면 선발 로테이션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선발 첫 등판 경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실트 감독은 새로운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하면서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 다코타 허드슨, 김광현, 대니얼 폰스 데이리온이 던진다”고 밝혔다.
실트 감독이 밝힌 순서대로 등판에 나설 경우 김광현은 10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홈 경기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힘겹게 얻은 선발 등판 기회다.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로만 뛰었던 김광현은 마무리 투수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시작했다.
팀내 검증된 선발 자원이 많은 데다 유력한 마무리 후보였던 조던 힉스가 올 시즌 출전을 포기하면서 생소한 보직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전에 등판해 1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고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이후 김광현은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선발 투수들이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29일 마일스 마이컬러스가 오른팔 굴곡근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최근 마르티네스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구단은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마르티네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마르티네스 외에도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 등 총 7명의 선수와 6명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정 진단을 받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실트 감독은 일단 선발진부터 다시 구축했다. 마이컬러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땐 데이리온을 대체 선발로 내세우며 ‘마무리 김광현 카드’를 유지했지만, 마르티네스까지 빠지자 김광현을 선발로 돌렸다.
팀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지난달 30일 이후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세인트루이스는 8일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시즌을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