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코로나19 여파와 대응책은
“각종 지원책에도 2분기 경제 30% 축소 예상,
지금은 코로나 사태 해결이 가장 우선 과제
수차례 충격보다 굵게 한번이 피해 적들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인해 경제 활동이 장기간 폐쇄(lock-down) 될 경우 국가를 파괴할 수 있다며 부활절(4월12일) 전까지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 주 내 경제 활동을 인위적으로 정상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가 아닌 득 보다 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CNN 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경제 정상화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같은 정책이 경기 불황을 더욱 장기화화고 깊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조기 정상화 위험 경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를 이끌었던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경제매체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경제현장으로 복귀하기 전 코로나19 사태를 우선 진정시키고 확진자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의료와 공공보건 분야가 정상화되는 것이 지금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현 시점에 경제 활동 정상화의 특정 시점에 구애받는 것은 위험하고 코로나19 사태가 더 확산되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경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경제 분석 매체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경제학자도 “대통령의 발언대로 부활절 전에 경제활동이 재개된다면 전국적으로 대규모 혼돈과 혼란이 일 것”이라며 “혼돈과 혼란은 진정으로 심각한 경제 불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경제불황 기간도 길어지고 피해도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잔디 수석경제학자는 “시민들이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로 넘쳐나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게 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폐쇄 상태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며 “경제는 심리이고 시민들에게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업률 12%까지 치솟을 수도
월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업률이 오는 2분기에 현재의 3.5%에서 최고 12.8%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전국 주간 실업 신청은 지난주 무려 33% 급등하며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에는 또 다시 8배 증가하면서 기록적인 225만건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30년대 대공황 이후 전례가 없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미 경제가 올 2분기에 무려 30.1%(연율 기준)나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막삭스는 최소 24%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연준과 연방의회의 지원책이 있어 피해가 이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번 맞는 것이 여러 번 얻어맞는 것보다 낫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정치인들과 시민들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 타격이 여러 번 얻어 맞는 것보단 한 번 맞는 것이 났다고 강조한다.
경제 매체 RSM의 수석경제학자인 조우 부르수엘라스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 무리하게 경제 활동을 재개한다면 한 번이 아닌 2차, 3차 공황이 연타적으로 미국 경제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지금 피해와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한 번 굵게 또 짧게 얻어맞는 것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인 로이스 블랜크파인은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대형 주를 비롯한 대다수 주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확산단계”라며 “경제활동 재개는 이들 지역 주지사와 시장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