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 있는‘스포티 디자인’탈피
단정한 실루엣으로 세련미 더해
네파‘아르테’탈부착 폭스 퍼 매력
헤드, 세로 퀼팅으로 날씬함 살려
2019년 겨울, 롱패딩이 화려하게 변신했다. 숏패딩의 귀환으로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롱패딩 열풍이 주춤하자 롱패딩의 단점은 감추면서도 장점은 극대화한 디자인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겨울에도 스타일을 중시하는 소위 ‘패션 피플’을 사로잡기 위해 롱패딩 특유의 부피감은 줄이는 동시에 보온성을 살린 제품이 눈에 띈다. 세련된 디자인의 롱패딩은 추운 날뿐만 아니라 중요한 연말, 연시 모임 등 다양한 T.P.O(Time, Place, Occasion)에서 착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롱패딩의 시작은 ‘벤치 다운’에서부터였다. 운동 선수들이 잠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할 때 착용하는 옷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운동 선수들에게는 보온성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퀼팅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스포츠인들이 착용하는 롱패딩은 ‘얼어 죽어도 코트’를 고집하는 일명 ‘얼죽코족’처럼 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롱패딩 특유의 부한 디자인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몇몇 패션 브랜드는 얼죽코족도 만족할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의 롱패딩을 내놨다.
대표적으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선보인 ‘아르테’가 있다. 아르테의 별칭인 ‘구스 코트(Goose Coat)’에서 나타나듯 이 롱패딩은 코트의 스타일리시함은 살리고 구스 다운의 따뜻함도 더했다. 일반적인 롱패딩과 달리 부해보이지 않고 심플해 착용했을 때 코트처럼 우아하고 단정한 실루엣을 제공한다. 고어텍스 소재를 적용해 비 또는 눈 오는 날에도 젖을 걱정 없이 입을 수 있다.
네파 관계자는 “제품 개발에 앞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실제 소비자들이 겨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우터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아웃도어의 기술력은 유지하면서도 특별한 날에도 입을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의 아우터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날씬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 퀼팅을 세로로 디자인하기도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스포츠 브랜드 헤드(HEAD)는 지난 11월 크라우딩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공개한 세로 방향으로 퀼팅선을 디자인한 ‘버티컬 구스다운’을 선보였다. 버티컬 구스다운은 헤드가 지난 2009년 특허를 취득한 세로 퀼팅 기법을 사용한 제품으로 허리에 벨트를 두르는 디자인 등 총 3종으로 구성됐다.
다운 충전재는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로 쳐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가로 방향으로 퀼팅선을 디자인한다. 하지만 헤드는 미세한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소재를 안쪽에 적용해 다운이 뭉치거나 아래로 쳐지는 현상을 방지했다. 이 제품은 보온성은 유지하면서도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제공하며 크라우딩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목표 대비 10,000%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박지만 헤드 브랜드 매니저는 “다운 아이템이 겨울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특유의 가로 퀼팅으로 일원화되는 경향이 보였다”면서 “헤드는 보온성은 유지하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으로 접근하고자 기존에 특허를 받은 세로 퀼팅 다운을 선보게 됐다”고 말했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롱패딩은 스타일링에 제한이 있다. 아우터가 캐주얼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안에 착용하는 옷도 캐주얼한 옷에 국한된다.
물론 서로 다른 느낌의 옷을 ‘믹스매치’하는 식으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지만 이런 도전적인 스타일링은 아무나 소화하기 힘들다.
때문에 직장인들의 오피스룩처럼 단정한 스타일링을 위해서는 부피감이 적은 구스 다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네파의 아르테는 높이 4㎝의 폭스 퍼까지 함께 구성돼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돕는다. 탈부착이 가능해 다른 아우터를 착용할 때 머플러로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네파 관계자는 “일반적인 롱패딩은 특유의 캐주얼한 느낌 때문에 안에 입는 옷에도 제약이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하지만 이번 아르테 구스코트는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 덕분에 원피스 등을 착용해도 어색함 없이 어우러지며 중요한 모임이나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