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급증 추세에
채식·비건·건면 라면류
세계 시장서 인기 급상승
한국서 검증된 제품들
연말까지 속속 미 상륙
최근 채식주의자나 비건(엄격한 채식)의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식품 업계가 채식 위주 식품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 푸드테크업체 저스트(JUST) 사가 식물성 달걀인 ‘저스트 에그’를 출시하는 등 국내 식물성 대체 식품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농심, 삼양, 오뚜기, 풀무원 등 한국 라면 제조사들 또한 채식주의자나 비건 고객층을 겨냥한 야채/비건 라면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자신을 ‘비건’이라고 지칭하는 미국인이 2014년 1%에서 2017년 6%로 올라 지난 3년간 600%가 증가했으며, ‘굿 푸드 협회’와 ‘식물기반 식품협회’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식물성 제품 시장 규모가 2017년에 비해 31%가, 지난해보다 11%가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인 마켓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지구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동물성 제품의 식물성 대체품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존 윤 갤러리아 마켓 매니저는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채식/비건 라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예전보다 판매량이 30~40%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농심은 채식/비건/건면 라면의 해외 시장 공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2013년 한국서 첫 판매를 시작한 ‘야채라면’의 지난해 해외 판매 수익이 70억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 2016년 40억원에 비해 70%가 성장한 수치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벌어들이는 야채라면의 판매 수익이 전체 해외 시장 판매 수익의 40%를 차지한다”며 “야채라면의 수출용 제품인 ‘순’라면은 미국 내 판매되는 농심라면 제품 중 10위안에 들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또 미국 시장에서 최근 농심 ‘수 미역건면’을 출시했다. 수 미역건면은 튀기지 않았고 미역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농심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신라면건면’ 또한 다음달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농심 측은 미국에 출시할 신라면건면 제품 약 5만 박스의 선적을 준비 중이며 내달부터 동부 및 서부 대도시를 기점으로 연말까지 미국 전역에 판매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농심은 ‘미역듬뿍 초장비빔면’도 판매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채식/비건 라면 제품으로는 ‘김치라면’, ‘맛있는 라면’, ‘감자 라면’이 있다. 프리미엄 야채 라면인 맛있는 라면은 2007년 2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채식 라면인 감자 라면 또한 지난해 1월부터 출시되어 현재까지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기존 ‘김치라면’을 비건 제품 버전으로 출시해 영국의 글로벌 비건 인증 단체인 ‘비건 소사이어티’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김치라면, 맛있는 라면, 감자 라면 모두 비건/채식 제품을 찾는 고객을 대상으로 개발된 제품”이라며 “2년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풀무원도 미국시장에서 건면인 ‘순한맛라면’ ‘매운맛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진라면의 비건 제품 버전인 ‘베지진라면’을 해외 시장에 출시했던 오뚜기도 농심과 삼양을 의식, 베지진라면 등의 미국 시장 출시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를 위해 ‘쇠고기 미역국라면’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장희래 인턴기자>
최근 건강식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농심‘수 미역건면’ 시식 행사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