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앞서 돈을 계산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듀크대학 의대 정신과 전문의 무랄리 도라이스와미 교수 연구팀은 나이를 많이 먹으면 대체로 돈을 계산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약간 떨어지지만, 치매로 이행될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MCI) 노인과 초기 치매 노인은 그 정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9일 보도했다.
미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연구’ 참가자 243명(55~90세)을 대상으로 진행된 돈 관리 능력 테스트 성적과 뇌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치매가 본격적으로 진행돼서야 돈을 계산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손상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이러한 능력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인기지능이 정상인 노인, MCI 노인, 가벼운 치매 노인들로 연구팀은 돈 계산-관리 능력 테스트와 함께 PET로 치매와 관련된 뇌 병변인 신경세포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도를 측정, 둘 사이의 연관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돈 관리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MCI 노인의 경우 인지기능 저하 초기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남녀가 모두 비슷했다.
교육수준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기본적인 돈 관리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과 돈을 쓰고 계산하는 일을 제대로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질수록 뇌 신경세포의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이 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도 나이를 먹으면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이 나타나지만 치매 가족력이나 MCI로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은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이 다른 사람보다 몇 년 빠르고 더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의 경우도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도가 높으면 20분 안에 끝내야 하는 돈 관리 능력 테스트에 시간을 오래 끌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환자를 대상으로 돈 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환자가 테스트 성적이 점점 떨어지면 치매의 경고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