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이 아무리 발달하면 무엇하며. 세상을 종이 한장 위에 놓은듯 몇개국을 넘나들었다며 자랑질하면 무엇하나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턱은 날로 그 높이를 더해가고 허물 수 없을만큼 견고해지고 있는걸. 한데 인생들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아성을 슬퍼할 줄을 모르거니와 스스로의 아성이 세상 문턱임을 깨닫지못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기형적인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울 속에 비춰지는 모습을 진단하는 기준은 피부를 위해 최신형 트리플 S 점빼기를 예약해야하고 눈썹 문신을 영구성으로 할까 반영구적인 것으로 택할까에만 집중된 세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되돌아볾 자체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로 들리는 시대상이 서글프다. 인생의 진면목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볼 여지가 없을만큼 긴박한 속도로 세상이 흘러가고 있을찌도 모를 일이다.
되돌아 보아야할 일이 있다고 느낄땐 꽃병에 꽃을 꽂는다. 하루가 여삼추 같았던 날엔 새벽을 맞도록 글을 쓴다. 알 수없는 마음들로 하여 아픔이 고이는 날엔 나무를 심듯 책을 읽는다. 사람이 유난히 힘든 날이면 산책길을 나서보지만 꿈길에서 길을 잃고 길을 찾아 헤매이느라 가위에 눌리기도한다. 일상이 한 개인의 역사를 만들어내고 그 흔적의 면면은 정연한 면모도 있거니와 울퉁불퉁 어지러운 됨됨이도 있기마련이다. 때론 마음이 쓰이고 자연스레 되돌아 보아지는 구석들이 있는 터라서 하루를 다한 시간의 모퉁이에서, 산책길 밴치에서, 변화무쌍한 생각의 물길을 따라가본다. 사유가 깊어질땐 마음까지 휘어지도록 생각의 순환 곡선을 만들기도 하면서 지나온 발자욱을 되짚어보기도 하는 것이 일상에서 그리 걸리적거리는 일은 아니었던 터라 스스로의 이정표로 여겨왔었다.
사람과 사람의 훈기 곁에서 머물며 그 온기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은 삶의 정석으로 삼고 오늘에 이르렀는데, 갈수록 혼탁한 이기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관계의 한계도 방황 끝에 방랑으로 접어들고 또 다른 시도를 해야하는 위기의 절벽에 서있다는 비명이 빈번히 들려온다. 한사코 뒤돌아 보지 않으려는 세태를 따라가야 한다면 옛정이 흐르던 길을 그리워할 수 밖에. 길의 흐름이 혼란스러워 쉽사리 지름길로 접어들지 못하는 때인지라 이런 시대일수록 생각이 닿이지 않았던 것에까지 생각이 머물 수 있는 길이 열려질 수도 있음이라 자위하며 하루가 머무는 시간시간을 글로 옮겨보려는 시도가 더욱 면밀해지고, 생각의 지려가 느낄 수 없던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일깨워주기도 하는 세상이 더 없이 아름답고 정겨워진다. 벅찬 감동 마저 전하지도 못하고 어떤 언어로 표현해야 할찌 망설이기에 앞서 표현하는 행위 자체를 포기시키는 시대로 돌입했다. 세상을 어찌 순응만하며 살아갈 수 있겠는가만, 바름을 내세워보지도 못하고 삭이고 양보하고 인내로 견뎌온 타성에 익숙해져있는 모습을 더는 그 꼴불견을 용납해 줄 수 없다고 이제사 소리 지르는 것이 차라리 되돌아 보지 않는 것 보다 부끄러울 수 있는 시대라고들 수근거린다. 살아온 길을, 모습을 돌아보지않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화려한 문화에 가리위진 빌딩 숲 그늘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되돌아 보는 것 조차도 외면하려는 현대인들. 어찌 되돌아 보는 것은 퇴진이요 낙방이요 퇴보나 퇴각으로 생각할까. 어쩌면 돌아본다는 일에 숨겨진 두려움이 있는 건 아닐까.
지금이 너무 벅차서 돌아보는 일에 게으를 수 밖에 없는 탓도 있으리라. 다시금 돌아 본다는 것은 비뚤어진 부분을 다듬어 세우는 것이요 더 나은 발전을 도모하며 본질의 올바른 성찰을 꾀하는 길이라서 되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하거니와 되돌아 보는 삶의 습관을 밀착시키라며 일러주기도 한다. 생을 두루두루 돌아보며 살아온 이들은 타인의 슬픔도 무시하지 않으며 주위의 튀는 기쁨도 부러워하지 않는다. 계절 또한 제 계절로 돌아가기 위해 끝없는 이음줄로 그리움을 되새기고, 그리움을 놓아주며 다시 계절이 무르익도록, 계절이 기울도록, 사이클을 되풀이하며 잇따라 되돌아 보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로지 자신을 지켜내는 길이라 우기며 마음의 성벽을 쌓아가는 낙후된 일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바람이 소통할 수있는, 계절이 넘나들 수있는 푸른 초원으로 마음 밭을 기경해 갔으면 좋으련만. 마음의 성벽만을 완벽하게 쌓아가노라면 봄도 겨울도 들어서지 못하고 만다. 겨울은 가을을 되돌아 보고 봄은 겨울을 되돌아 보기에 계절은 문턱없는 소통을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계절의 순환에 맞물려 인생 또한 멈춤없이 흘러가는 것이다. 인생을 되짚어 보는 일은 삶을 유족한 풍부로 윤택함으로 이끌어주는 탄력을 부여받는 은택의 행운이다. 계절의 순환에 어우러지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다듬어내는 소담한 길로 찾아들자. 생이 그리 길기만 한 것이 아니라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