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데이(5월27일)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에게는 여름의 첫 나들이가 되고, 직장인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메모리얼 데이 연휴! 일상의 활력을 충전해 남은 2019년을 힘차게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자!
아직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US아주투어’(대표 박평식)에는 짧은 일정으로 소화할 수 있는 인근 여행지부터 비행기를 타고 다녀오는 국내외 여행지까지, 올 메모리얼 데이를 잊지 못할 추억으로 채워줄 특선 여행상품들이 가득하다.
▲칼스배드 동굴·화이트샌드·엘파소
미국에서 국립기념물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인 뉴멕시코로 떠나는 ‘칼스배드 동굴·화이트샌드·엘파소’(3일) 특선상품이 3년만에 돌아왔다. 엘파소 왕복 항공으로 너무나도 편리하고 효과적이다. 첫 목적지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동굴인 칼스배드 동굴(Carlsbad Caverns)!
칼스배드 동굴은 카우보이를 꿈꾸던 짐 화이트(James L. White)라는 소년에 의해 발견됐다. 사막에서 화산이 내뿜는 연기를 목격한 소년은 호기심에 연기를 따라 발길을 옮겼고 한 동굴에 이르렀다(애당초 소년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연기가 아니라 동굴에서 나오는 수천마리의 박쥐들이었다). 이후 소년은 동굴 속 지하세계를 수차례 탐험했다. 아무도 소년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지만, 1915년 사진사와 함께 동굴에 들어가서 흑백사진을 촬영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칼스배드 동굴은 이후 1923년 내셔널 모뉴먼트 지정, 1930년 국립공원으로 승격, 199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750피트(228m) 지하에 있는 동굴로 내려간다. 서울 63빌딩 높이가 249m이므로, 거의 같은 높이를 땅속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칼스배드 동굴은 본래 석회암 지대였으나, 약 4~5백만년 전 빗물과 지하수에 의해 용해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의 종유석 동굴이 생성됐다. 약 100여개의 크고 작은 동굴들이 모여 있는데, 가장 큰 동굴안의 공간이 그 유명한 빅 룸(Big Room)이다.
길과 동굴들은 올라가고, 내려가고, 휘감고, 꼬이면서 미로처럼 연결돼 거대하고 경이로운 지하세계를 이루고 있다. 거대한 종유석과 석순, 그리고 석회암 기둥들은 석회암 속에 포함되어 있는 철분과 기타 광물질에 의해 오묘한 색채로 물들어 극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여름 일몰에 동굴 속 40만여 마리 박쥐떼가 하늘을 메우며 나는 환상적인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박쥐들은 낮 시간에는 주로 동굴의 천장이나 벽 등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다가 저녁마다 먹이를 위해 출현한다. 검은 날개를 펴고 눈을 번뜩이며 동굴 천장을 덮고 날개짓하는 박쥐들의 ‘비행 쇼(Bat Flight)’는 매년 봄에서 초가을 저녁까지 땅거미가 질 무렵 칼스배드 동굴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만 제공되는 특권 같은 선물이다. 마치 동굴에서 탈출하듯 날아오르는 박쥐들의 비행은 최소 20분에서 길어질 때는 2시간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칼스배드 동굴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미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Lincoln Forest를 통과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석고 사막인 ‘화이트 샌드 사막’(White Sands National Monument)을 통해 색다른 사막의 세계를 체험해볼 차례다. 석고의 모래는 흡사 흰 파도처럼 19만 에이커 가량의 면적을 덮고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시야에는 온통 하얀 백설기 같은 눈밖에 없다. 물론 그것은 눈이 아닌 고운 모래, 바로 화이트 샌드다.
강한 남서풍 바람에 의해 화이트 샌드는 끊임없이 변화와 전진을 계속한다. 모래 언덕을 어지럽힌 썰매 자국과 여기저기 묻은 인간의 흔적은 다음날 아침이면 감쪽같이 모래로 덮히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사막은 새 캔버스를 펼쳐 보인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이트 샌드는 단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이 아니다. 인간의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화이트샌즈에 서식하는 동식물은 100여 종 남짓이다. 이들은 일찍부터 자연에 순응하며 독특한 진화를 거듭해왔다.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흰색으로 표백된 여우와 뱀, 석고 가루가 귀에 들어가 결국 귀가 퇴화해버린 아파치포켓쥐 등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종이다. 흔치 않은 볼거리를 선사하는 칼스배드 동굴과 화이트 샌드는 일상 탈출과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출발일은 5월 25일(토).
▲큰바위얼굴·크레이지호스
또 다른 메모리얼 연휴 추천 여행지는 미국 중북부, 사우스 다코타 주의 블랙힐스 산자락이다. 기원전 7천년 전부터 여러 부족의 인디언들이 신성시하며 살아온 곳!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의 배경도 바로 이 블랙힐스 평원이다.
블랙힐스에는 27km의 거리를 두고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거대한 두 암각상이 얼굴을 맞대고 있다. 러시모어 바위산의 미국 대통령 얼굴상과 인디언 전사 크레이지 호스의 전신상이 그 주인공이다.
러쉬모어(Rushmore National Memorial Park)는 미국의 역사와 미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미국의 정신이 담겨있는 곳이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 남북전쟁를 승리로 이끌고 흑인 노예제를 폐지한 아브라함 링컨, 파나마 운하 구축 등으로 미국의 지위를 세계적으로 올려놓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4명의 대통령 얼굴이 나란히 산정의 거대한 바위에 새겨져 있다.
우람한 위용을 뽐내며 서 있는 대통령상은 얼굴 크기가 무려 18m다. 눈은 3m, 코는 6m,루스벨트의 콧수염도 6m다. 지금껏 파낸 암석 조각만 해도 총 50만 톤이 넘는다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책이나 매체를 통해 숱하게 접해온 익숙한 풍경이지만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는 감동은 언제나 차원이 다른 법이다.
마운트 러시모어에서 남쪽으로 27km 떨어진 곳에는 러시모어 대통령상보다 훨씬 더 큰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 조각상이 있다.
폴란드 출신 조각가이자 러시모어에서도 일했던 코작 지올코브스키(Korczak Ziolkowski·1908∼1982)는 수족의 추장 헨리 스탠딩 베어(Standing Bear·서 있는 곰)로부터 편지를 받고 크레이지 호스의 삶을 재현하는 데 여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1948년, 그의 첫 망치질이 시작됐다. 그는 러시모어와는 달리 혈혈단신으로 바위산 전체를 깨고 깎는 대역사를 구상했다(높이 169m, 너비 201m, 얼굴 27m의 규모).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도 거절하고 하나둘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생기는 입장료 수입만으로 묵묵히 작업을 계속했다. 35년 동안 750만 톤의 돌을 깬 뒤 코작은 1982년 숨을 거두었고 그가 사망한 뒤에는 부인과 자녀, 손자들이 유업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꼭 50년 만인 1998년 마침내 크레이지 호스의 얼굴이 완성됐다. 러시모어의 네 배에 달하는 크레이지 호스 조각은 현재 먼 곳을 가리키는 왼 팔과 말의 머리를 만드는 중이다.
크레이지 호스의 얼굴에는 과연 전사의 정기가 서려 있다. “나의 땅은 내가 죽어 묻힌 곳이다”라고 말한 크레이지 호스의 우뢰와 같은 음성이 마치 바위산을 뚫고 들리는 듯하다. 저항정신과 원주민의 자존심에 숙연해지다 못해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이다. 크레이지 호스, 그는 죽었지만 그의 꺾이지 않는 투지와 인디언의 정신은 이곳 블랙힐스에 남아 있다. 출발일은 5월24일(금).
끝도 없이 늘어진 종유석들의 아름다운 모양가 색채가 극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칼스배드 동굴.
미국의 건국부터 성장, 보존, 발전을 상징하는 대통령들의 얼굴이 산정의 거대한 바위에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