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기반 시온마켓, 텍사스 진출‘전국구 마켓’
H마트는 아케디아·샌호제점 오픈 외연 넓혀
한인 마켓들이 한인시장을 벗어나 타주로 진출하거나 기존 시장에서 한인을 넘어 타인종 고객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LA에 본사를 둔 시온마켓은 최근 텍사스주에 한 상가건물을 매입, 내년 하반기 중 현지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H마트는 미 동부에서 남가주로 진출하며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두 마켓은 본거지를 떠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어서 앞으로 다른 한인마켓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6일 시온마켓과 H마트는 텍사스주 루이스빌과 북가주 샌프란시스코에 각각 새매장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온마켓은 루이스빌 ‘뮤직 시티 몰’ 내 시어스 백화점 건물을 매입한 반면에 H마트는 중국계 마켓인 ‘오션뷰’ 마켓 자리였던 빈 상가를 임대했다. 시온마켓이 매입한 시어스 건물은 1·2층을 합해 총 16만 스퀘어피트의 대단위 규모다. 시온마켓 측은 이 건물을 ‘코리안 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1층에는 시온마켓이 내년 하반기쯤 앵커 테넌트로 자리잡고, 로비에 푸드코트가 들어서며 2층에 40여개 상점을 입접시켜 명실상부한 몰로 성장시키겠다는 복안이다.
H마트가 임대한 곳은 ‘오션뷰 빌리지 샤핑센터’(Oceanview Village Shopping Center)에 있는 2013년 문을 닫았던 마켓 자리로, 4만2,000스퀘어피트 크기다. H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5년 동안 비어있던 곳이라 내년까지 개보수작업이 필요해 매장 오픈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매장 확대를 통해 시온마켓과 H마트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매우 대조적이다.
시온마켓은 한인이 주고객인 마켓으로 LA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1곳, 어바인에 2곳, 부에나팍·샌디에고 각각 1곳 등 모두 5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LA 버몬트와 9가 선상에 건설 중인 버몬트점은 내년 초 오픈할 예정이다.
LA를 중심으로 ‘남가주’라는 울타리를 넘어 타주로의 세력 확장이라는 점에서 시온마켓에게 루이스빌 진출은 의미가 크다. 일종의 ‘남가주 지역구 마켓’에서 이제 ‘전국구 마켓’으로 발돋움하는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한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시온마켓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색깔을 유지하느냐가 시온마켓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황규만 시온마켓 회장은 “지금까지 상황이 벌어지면 그 상황에 맞게 마켓 사업을 운영해 왔다”며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지만 값싸고 질좋은 채소와 과일, 한인 선호 중심의 매장 운영은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저지 동부를 떠나 남가주로에 진출한 H마트의 행보는 시온마켓의 그것과 대척점에 서있다. 지난 2007년 다이아몬드바에 남가주 첫 매장을 낸 이후 2014년 10월 남가주 7번째 매장으로 마당몰점이 LA 한인타운에 입성하면서 최정점을 찍은 H마트는 동부 울타리를 벗어나 서부로 진출한 H마트가 ‘전국구 마켓’으로 성장했다.
H마트의 매장 확장에는 아시안을 기반으로 한 타인종 공략 전략이 그 중심에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문을 연 아케디아점과 샌호제점이다. 두 곳 모두 중국계 아시안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점 부지 임대 역시 타인종 공략 전략 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H마트 관계자는 “H마트가 신규 매장 후보지를 선정할 때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 입지”라며 “한인뿐 아니라 아시안 등 타인종을 공략해 시장 파이를 늘리는 것이 H마트의 확장 전략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미국 내 일부 한인마켓들이 한인시장을 넘어 타인종 마켓을 공략하거나 타주에 매장오픈을 추진하는 등 외연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한 한인마켓.